최근 LG가(家) 4세들의 LG상사 지분 매입으로 구본무 회장 직계비속의 지분률은 5.8%까지 높아졌다. 구 회장 일가 지분률은 2009년말까지만 해도 3.02%로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 일가보다 낮았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빠르게 지분률을 높여 올 초에는 처음으로 5%를 돌파했다. 반면 구 부회장 일가는 수년째 3%대에 머무르다 올들어 4.26%로 소폭 증가했다. 특히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 회장과 장손인 구 부장의 지분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동안 구본준 부회장 본인 지분은 단 한 주도 늘지 않았다.
LG에서 독립해 희성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본능 회장과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 일가의 지분률도 이 기간 1% 초반에서 1% 중반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4형제 지분률 변동의 상당 부분은 방계 친족들이 매도하는 주식을 매수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엄격한 가풍을 고려하면 각 형제가들의 지분매입 규모는 가문의 조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구 부장이 매입한 주식은 4세들 가운데 가장 많다. 결국 LG상사는 희성그룹 처럼 계열분리의 길이 아닌 LG그룹 내 존속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LG와 비슷한 지배구조를 가진 GS도 GS건설은 지주사인 ㈜GS의 지배를 받지 않고 허창수 회장 형제들이 나눠 지배하지만 장남인 허 회장 일가의 지분률이 가장 많다.
다만 구본준 부회장 일가는 ㈜LG 지분을 8.29%를 보유중이다. 21.42%를 보유한 구본무 회장 일가 다음으로 지분률이 높다. 따라서 구 부회장 일가가 보유중인 ㈜LG과 구 회장 일가의 LG상사 지분을 맞바꾸는 방법으로 LG상사를 소유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은 LG전자 최고경영자로서의 역할에 매진할 것으로 보이며, LG그룹의 경영권이 구 회장에서 구 부장으로 승계되는 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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