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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이과형 인간과 문과형 인간 만난다면? 소통이 최고다
‘남보다 먼저 최신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밤을 꼬박 새워서라도 가게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과형), ‘새 전자제품을 구입해도 취급 설명서는 대충 훑어본 뒤 던져버리고 나중에 탈이 나야 허둥대는 사람’(문과형).

당신은 문과형인가? 이과형인가? 택일형 문제에 익숙한 이들은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압박감에 사로잡힐 수 있다. 양 쪽의 특성을 모두 가진 것 같은 생각도 날 수 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반드시 양자택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책 쓰는 물리학자’로 유명한 다케우치 가오루는 ‘이과 바보 문과 바보’라는 책에서 이과형과 문과형 인간의 예를 들면서, “현대인을 이과계 인간과 문과계 인간으로 구분하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케우치는 섬세하나 외골수인 ‘이과계’ 인간과 서정적이고 박학다식하지만 매사에 얼렁뚱땅 넘어가는 ‘문과계’ 인간의 이분법적구분을 단호히 거부하고 이를 융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제안하는 방법은 너무나 간단하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면서 대화하기, 문과계지만 과학서적에 몰두해보기, 이과계지만 픽션을 즐기기, 어떤 정보라도 우선 의심해보기, 걱정이 되는 것은 남들에게 이야기하기’ 등 5가지 방법을 통해 이과와 문과의 편향된 사고를 지양하고, 균형 잡힌 지성을 갖출 것을 당부하고 있다.

국ㆍ내외 석학들과 이공계 출신 CEO들도 전공 분야에 치우친 사고의 편협성을 경계했다. 국내 최초로 이공계 중심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 교양과목에 중점을 둔 학부 중심의 4년제 대학) 시스템을 도입한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김영준 총장은 “지식의 범위가 너무 넓어졌기 때문에 지금의 과학기술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학문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소통과 협력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장무 카이스트 이사장은 여러 가지 지식과 기능을 전체적으로 파악해 훌륭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인재가 중요해지면서 전문지식은 물론 인문사회를 포함한 기본 소양을 강조하는 기초 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어떤 사안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며 비판적이고 창조적으로 사고하는 것(Critical Thinking)이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전인적인 인재를 선호한다. 자신들이 그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애플이라는 굴지의 기업을 일궈낸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대학 강연에서 “대학 자퇴 후 리드 칼리지에서 서체 수업을 듣지 못했다면 매킨토시의 복수서체 기능이나 자동 자간 맞춤 기능은 없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IT 기술의 기반은 곧 인문학적 소양이라는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IT산업 CEO의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산업의 변곡점을 파악하는 일이라고 강조한 황창규 KT 회장은 “이공계 출신으로 기술을 알고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지만, CEO는 시장을 읽을 수 있고 실험정신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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