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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부왕’ 빌게이츠 기부 둔화 왜?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세계 최대 부호이자 세계 최대 기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이사회 의장의 기부금이 지난 10년간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게이츠가 자신이 설립한 자선기금단체인 ‘빌앤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는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게이츠의 기부금은 1994~1997년 3억5600만달러(약 3587억원)에서 이후 4년간 246억달러(약 25조원)까지 증가해 게이츠재단을 전미 최대 자선단체에 등극시켰다.

하지만 2002~2012년까지 10년간 게이츠의 기부금은 37억달러(3조7300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게이츠는 MS의 주식을 220억달러(약 22조2000억원) 상당 매각해 기부금 둔화에 의혹을 증폭시켰다.

NYT는 게이츠의 기부가 후퇴한 주요 원인으로 재단 규모가 갑자기 팽창한 것을 꼽았다.

2006년 워렌 버핏 버크셰해서웨이 회장의 ‘통큰 기부’ 등으로 기부금은 계속 쌓이지만 재단 보조금을 적합한 단체에 배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이유다.


게이츠 재단의 기부금은 재단의 규칙과 기부자의 조건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 또 게이츠재단이 정부의 세금혜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자산잔액의 5%이상을 보조금으로 써야 하는데 이것만 처리하는 데도 무리가 따른다. 게이츠재단은 자산 잔액은 402억달러(40조5000억원)로 5%룰을 적용하면 최소 20억달러를 보조금으로 써야한다.

게이츠가 기부를 많이 하면 할 수록 재단의 운영역량에는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여기에 올해 83세인 버핏이 사망 후 기부하기로 약속한 주식까지 합하면 재단 기부금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치솟는다. 버핏은 지금까지 게이츠 재단에 130억달러(약 14조원)를 기부했고, 사망 후 자신의 나머지 주식(시가 421억달러ㆍ42조원 상당)을 기부하기로 했다.

존 피넷 게이츠재단 대변인은 “2012년 재단의 실적이 39억달러(약 4조원)였다”며 “가장 좋은 성과를 올리기 위한 거액의 자금을 배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것은 엄청난 도전과 책임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앞서 빌 게이츠는 “보조금 규모가 커짐에 따라 위험요인을 가려야 한다”며 “만약 당신이 500만달러(50억원)을 단숨에 남에게 준다면, 그러한 행위가 회계감사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부합하는지 잘 정리된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스탠포드대 교수이자 윌리엄앤드플로라휴렛재단의 전 회장 폴 브레스트도 “자금을 주는 것 자체는 매우 간단한 일이지만, 제대로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자금 지원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부호 1위인 빌 게이츠의 지난해 재산 총액은 785억달러(약80조원)로 집계됐다. 그는 자신의 재산 가운데 세 자녀에게 각각 1000만달러(101억원)만 상속하고 나머지는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게이츠 부부가 2000년 설립한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은 402억달러의 기금과 그 수익, 그리고 버핏이 매년 20억달러씩 보내오는 지원금으로 운영된다. 게이츠 재단은 모금활동은 전혀 하지 않고 세계 보건 및 각조 구호활동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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