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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IB, 삼성에 몰려드는 까닭은
지배구조 · 사업구조 개편 관련…거액 수수료 등 수익창출 기대감

씨티그룹 최고경영진 잇단 방문
경쟁사들도 전담팀 구성 가세…이재용 부회장 등에 눈도장 찍기



글로벌 자본을 쥐락펴락하는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삼성의 문 앞에 줄을 서고 있다.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삼성의 후계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규모 사업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삼성이라는 초대형 기업과의 인연을 깊게 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로이터통신은 3일 씨티그룹 마이크 코르벳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해 삼성의 최고경영진을 만나기 위해 방한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씨티그룹의 아시아태평양 총책임자인 스테판 버드 대표도 지난달 서울을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삼성 때문이다. 씨티그룹 외에도 국내외 다수의 IB들은 최근 삼성 전담팀을 꾸리고 조사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달 장문의 삼성관련 보고서를 낸 CLSA 한국법인의 숀 코크랜 전무는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잠재적으로 수백여건의 거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6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상속ㆍ증여세 문제도 IB들이 눈여겨보는 부분이다.

프리맨컨설팅의 조사자료를 보면 2010년 이후 삼성이 IB들에 지급한 수수료는 총 1억6700만 달러다. 올 들어서 지급한 수수료만 2100만 달러로 이미 작년 연간 실적 13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업계는 환헤지 등 기존 사업과 관련된 금융수수료 외에 삼성이 향후 2년간 지배구조 개편으로만 1억 달러 이상을 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은 전담은행이 있는 서구 기업들과 달리 각각의 사업 별로 경쟁을 통해 은행을 택한다. 일만 잘하면 수수료를 아끼지 않기로도 유명하다. 삼성의 각종 국제금융관련 일감과,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이 가진 천문학적 자산운용 관련 자문 등은 트레이딩 등 시장 수익보다 기업서비스로 주력을 옮기고 있는 글로벌 IB들에게는 최고의 일감이다. 글로벌 IB들은 의사결정권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의 눈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유들이다.

한 외국계IB 고위관계자는 “(삼성과) 한 시간 회의에 30인분의 작업시간을 투입해 고객의 시간을 최대한 절약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삼성으로서도 다양한 글로벌 IB들과 우호 관계가 필요하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률은 절반을 넘는다. 공고한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 이들의 지지가 절실하다. 물론 대주주들은 삼성전자가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반 외국인 주주들은 대부분 IB를 통해 투자 의사결정을 내린다.

프리맨컨설팅과 톰슨로이터 자료를 보면 골드만삭스는 2010년 이후 삼성 관련 수수료로 1910만 달러를 벌었다. 씨티그룹은 67개국에서 삼성의 현금 관리와 외환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JP모건 채이스도 다수의 삼성관련 사업을 수행 중이다. 삼성은 국내의 경우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SDS 등이 상장할 때 대표 주관업무를 한국투자증권에 모두 맡겼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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