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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부, ‘동양 사태’와 다를까?…관건은 동부발전당진 매각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부그룹이 동부제철의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돌입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당초 계획했던 자산매각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언제든 유동성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한 고비는 넘겼지만…‘가시밭길’ 예고=2일 금융투자업계와 동부그룹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비금융 계열사 회사채 가운데 연내 상환해야 할 금액은 총 4244억원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가장 시급한 것은 오는 7일(700억원)과 내달 26일(400억원) 총 11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제철 회사채가 꼽힌다. 한때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가능성이 제기됐던 동부제철은 전날 산업은행과 11개 채권 금융기관의 자율협약 합의로 시간을 벌게 됐다. 그동안 동부그룹은 패키지 매각이 무산된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개별 매각 등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제반 상황은 만만치 않다. 동부는 지난해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항만, 동부발전당진, 동부익스프레스 매각과 김준기 회장의 사재출연 등 총 3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자구책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척을 보인 자구책은 동부익스프레스(3100억원)와 동부특수강(1100억원) 등 2곳 정도다. 


동부특수강은 인수자인 산업은행이 다시 제 3자에게 매각해 실제 차액을 되돌려 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의 매각 작업이 지연되고 있고, 가장 규모가 큰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포스코 외에 마땅한 매입자가 없어 빠른 시일 내 다른 매수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비금융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 점도 우려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철강과 건설 부문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지난해까지 양호했던 동부팜한농과 동부메탈마저 올들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동양 사태’와 다를까…동부발전당진 신속 매각이 관건=이처럼 동부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의 대규모 피해가 일어났던 ‘동양 사태’ 재현까지 우려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과 업계 측은 제 2의 동양 사태 가능성이 상당히 낮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동양의 경우 차입금 대부분이 기업어음(CP)으로 구성됐지만 동부는 금융권을 통한 여신과 회사채 위주로 구성돼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자금 지원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실제 당시 동양그룹이 은행권에서 빌린 자금은 6000억원이었던 반면 CP 등 비협약채권은 2조원을 웃돌았다. 반면 동부의 금융권 차입금은 약 3조~4조원 수준이고 CP 발행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김준기 회장도 관계사 임원들 회의에서 투자자 피해가 없도록 하라고 언급했고, 금융당국도 동양 사태처럼 비화되지 않도록 동부 측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결국 분수령은 동부발전당진의 신속 매각 여부가 될 전망이다. 동부발전당진은 송전망 문제 등이 해결되면서 일찍부터 에너지사업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매물이다. 현재 포스코를 비롯해 삼탄, SK, GS, 대림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이달초 투자의향서(LOI)를 접수하고 입찰적격자를 상대로 실사를 진행해 내달까지 인수절차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부발전당진의 신속 매각이 지연될 경우 전체적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도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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