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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집값 급등에 노숙자 급증…런던에만 4년새 77%↑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영국에 노숙자(homeless)가 급증하고 있다. 복지예산 삭감, 부동산 가격 급등 등 팍팍해진 생활 여건이 빈자를 거리로 내몰고 있는 탓이다.

2일 영국의 연합노숙자정보네트워크(Chain)이 최근 발간한 연례보고서를 보면 2013년4월부터 2014년3월까지 1년간 런던의 노숙자는 6508명으로 4년 전 보다 77%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새로 거리로 나온 ‘신참’ 노숙자가 67%에 달했다. 2년째 노숙자는 22%, 1년만에 재진입이 11%였다.


전국 노숙자 수는 11만2070명으로 4년 전보다 26% 증가했다.

노숙하는 ‘런더너’의 국적은 절반이 넘는 54%가 비(非) 영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11.4%로 가장 많은 루마니아인을 비롯해 동유럽 국적자가 30.8%, 기타 유럽이 10%, 아프리카 6.5%, 아시아 5.2% 등이었다. 이민자들이 많은 것은 가족이나 지인 등 네트워크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성별로는 남성이 8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런던 노숙자 변화 추이. Flow-신규 진입, Stock-2년째 노숙 중, Returner-1년만에 재진입. [자료: Chain]

연령별로 국가의 허리층인 36~45세가 30%로 가장 많았고, 한창 일할 나이인 26~35세가 27%로 뒤를 이었다. 18~25세의 젊은 층이 12%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3년 이상 무직자가 60%였고, 37%는 정식 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33%는 출소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알코올(43%), 마약(31%), 정신질환(46%)을 겪는 등 벼랑 끝에 놓여있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숙자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 복지 혜택과 주택 부족이 꼽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 보호시설의 침대는 4만개가 채 되지 않는데, 4년 전보다 10% 줄었다”며 “가족이나 친구 집에 의탁해 있는 숨겨진 ‘홈리스’는 수천명 이상으로 셀수도 없다”고 보도했다.

런던 노숙자 연령 분포. [자료 =Chain]

복지개혁법안으로 인해 공공임대주택 거주자 등 서민층에 제공하는 주택보조금은 삭감됐다. 가디언은 전체적으로 주거혜택 70억파운드(12조1291억원) 가량이 삭감됐다고 추산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 가정 가운데 민간 임대 비중이 18%로 공공 임대 비중(17%)을 앞질렀다.

특히 런던 집값 상승률은 10년래 최고에 달하면서 빈자와 서민층이 살만한 집은 부족한 형편이다. 지역사회가 노숙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싸늘해졌다. 최근 런던 한 아파트는 입구에다 노숙자를 쫓기위한 스파이크를 설치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가디언은 앞으로 점점 더 복지 수혜자에게 불리해지는 환경 변화가 예상되며 “특히 25세 미만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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