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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신정부 구성 난항…종파분열로 아수라장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봉급을 달라”, “이스라엘에 가서 석유나 팔아라.”

이라크 의회가 지난 4월 총선이 치러진 이후 처음 열렸지만 첫날부터 종파 간 분열로 파행을 맞았다. 국회의장 및 대통령, 부통령은 선출도 못했고 휴회 이후 정족수가 모자라 의회는 정회에 들어갔다. 이로써 국론을 통합할 신정부 구성은 더욱 난항을 겪게 됐다.

1일(현지시간) 열린 이라크 의회는 쿠르드 출신 나지바 나지브 의원과 시아파 출신 모함메드 나지 의원의 설전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라크 의회. 바그다드 컨벤션 센터. [사진=위키피디아]

나지브 의원이 이라크ㆍ시리아 이슬람국가(ISIS)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쿠르드 지역 공무원들의 급여가 지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 시아파 정부를 비난하자, 나지 의원은 “당신들이 ISIS를 끌어들였고 키르쿠크에서 이라크 국기를 내리고 쿠르드 국기를 올리지 않았느냐”며 “이스라엘에 가서 석유나 팔아라”라고 소리쳤다.

최근 쿠르드족의 키르쿠크 지역 통제권 장악과 이스라엘의 쿠르드자치정부 독립지지를 걸고 넘어진 것이다. 카딤 알 사야디 의원은 “쿠르드족의 머리를 박살내겠다”는 말을 내뱉는 등 폭력적인 언사도 오갔다.

이날 전체 328명의 의원 중 255명이 의회에 출석해 의회가 열렸지만 두 사람의 설전이 과열되면서 마흐디 아흐메드 하피드 임시 의장은 휴회를 요청했다. 그러나 30분 후 회의장에 돌아온 의원은 60명에 불과했다. 정족수 3분의 2를 넘기지 못한 의회는 폐회하기에 이르렀다.

이라크 의회. 바그다드 컨벤션 센터. [사진=위키피디아]

최근 미국이 종파와 정당을 통합할 수 있는 정부 구성을 요구한 가운데, 이번 회의에선 국회의장을 선출하기로 했고 이어 대통령과 부통령을 뽑기로 했다.

대통령 선출을 주재하는데 의장의 역할은 필수적이고 의회에서 선출된 대통령은 총리를 임명한다. 새 총리는 내각을 구성하게 된다. 때문에 이번 회의는 정부구성의 초석과도 같은 의미를 지녔다.

이라크 헌법에 따르면 의회는 의원 소집 이후 75일 안에 총리 선출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정부에선 총리 선출까지 10개월이 걸리기도 했고 일부 정치인들은 치안 문제 때문에 출석이 어려워 빠른 통합정부 구성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엔은 이라크 의원들의 이같은 작태에 강한 꾸지람을 날렸다. 뉴욕타임스(NYT)는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특사가 “모든 정치 지도자들에게 그들의(종파적) 차이는 제쳐두길 요청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의회 내 수니파와 쿠르드세력 사이에선 의장은 수니파가, 대통령은 쿠르드족이 차지해야 한다고 동의하고 있다. NYT는 수니파가 현 의장인 우사마 알 누자이피를 대체하고 살림 알 자부리를 새 의장으로 고려중이라고 전했다.

누리 알 말리키 현 총리의 퇴진에 대해선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이 모두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아델 압둘 마흐디 전 부통령과 아흐메드 찰라비 전 부총리 등을 꼽기도 했다.

한편 정회에 들어간 이라크 의회는 오는 8일 다시 열릴 예정이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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