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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ㆍ해경 첫 녹취록 공개…세월호 좌현 완전 침수됐을 때 해경 청와대에 “구조단계 아니다”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좌현이 완전히 바다에 잠긴 상황인데도 해양경찰청은 청와대에 구조단계가 아니라고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ㆍ우원식 의원 등이 공개한 청와대와 해경 간 핫라인 녹취록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지난 4월 16일 청와대와 해경이 처음으로 교신한 시간은 오전 9시 32분이었다. 이 때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이 해경에 ‘심각한 상황’인지 물었을 때 해경은 “배가 기울어서 침수 중이고 아직 침몰되지 않았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해경은 배가 침수 중인 상황임을 인지했는데도 구조에 돌입하지 않았다고 청와대에 보고했다. 청와대가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해경은 “아 지금 아직 구조단계는 아니구요. 지금 지켜보고있는 단계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때가 오전 9시 54분으로 세월호 좌현이 완전히 바다에 침수됐던 순간이었다. 


특히 해경이 ‘구조단계’가 아니라고 밝힌 시간 16분 전 선장과 선원이 이미 탈출했다. 민간어선이 구조에 나선 긴박한 순간 해경과 청와대 간에는 신속한 구조지시가 오가지 않았던 것이다.

청와대로부터 구조 지시가 떨어진 시간은 오전 10시 37분이었다. 청와대는 해경에 “VIP(박근혜 대통령) 메시지를 전한다”면서 “첫째 단 한명도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 그 다음 여객선 내 객실, 엔진실 등을 포함해서 철저히 확인해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해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 때는 이미 ‘방송에서 기다리래’라는 실종자의 마지막 메시지가 전해진 지 20분이나 지난 시점이었다. 또 선체가 90도 이상 기울어진지 12분이나 흐른 상황이었다. 결국 박 대통령의 구조 메시지는 전남 소방본부에 세월호 사고 첫 신고가 접수된 오전 8시 52분에서 1시간 45분이나 지나서야 해경에 전달됐던 것이다.

이 밖에도 청와대는 해경으로부터 생존자 숫자를 전달받는 과정에서 최초 보고받았던 생존자가 370명에서 160명으로 줄어들었는데도 대통령 보고에만 신경썼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2시 36분 해경이 생존자 정정보고를 하자 청와대는 “166명이라고요. 큰일났네 이거 VIP까지 보고 다끝났는데”라는 반응을 보였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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