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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서방의 경제 제재는 공갈"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충돌하고 있는 서방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각국 파견 대사 등이 참석한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연설하면서 서방이 러시아의 이해를 무시한 일방적 정책을 펴면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이런 협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다른 나라에 자신들의 원칙을 강요하면서 전 세계를 ‘병영’으로 만드는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실용주의가 우위를 점해 서방이 모두를 순서대로 세우고 단일한 행동과 삶의 규칙을 강요하려는 시도와 야심을 포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를 압박하고 러시아 국경 지역에 긴장을 조성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를 상대로 취해져 온 악명 높은 압박 정책의 집약적 표현”이라며 “그러한 정책의 근원은 오랜 역사 속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유감스럽게도 냉전 종식 이후에도 중단되지 않았음이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서방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유엔 헌장에 기초하지 않은 제재들은 일방적 정책 실현의 수단이자 공갈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프랑스가 러시아와 체결한 ‘미스트랄’ 상륙함 공급 계약을 파기하도록 압력을 가하면서 이 계약에 참여하고 있는 프랑스 은행들을 제재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은 협박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프랑스는 지난 2011년 헬기 16대를 탑재할 수 있는 미스트랄급 상륙함 두 척을 12억유로(약 1조6607억원)에 판매하는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블라디보스토크’함은 인도 절차만 남겨두고 있으며, ‘세바스토폴’함은 2016년 인도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프랑스가 러시아에 미스트랄함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미국이 프랑스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걸 우리(러시아)는 알고있다”면서 “미스트랄함을 넘겨주지 않으면, 은행에 부과한 제재를 풀어주거나 최소 수준으로 줄여줄 것이란 의향을 내비친 것도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협박이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미국이 지금 프랑스 은행들에 하는 행위는 유럽뿐 아니라 러시아의 분노만 촉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그러나 푸틴은 이 자리에서 해당 은행들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다만 이 자리가 BNP파리바의 벌금 합의 소식이 나온 직후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BNP파리바를 가리킬 확률이 높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앞서 BNP파리바는 미국 경제제재를 어기고 2004~2012년 이란, 수단, 쿠바 등과 불법 금융거래를 한 혐의를 인정하고 89억7000만달러(약 9조687억원)의 벌금을 물기로 지난달 30일 미국 당국과 합의했다.

이는 경제제재 위반으로 부과된 벌금으론 최대 규모다. 당초 미국 당국은 160억달러에 달하는 벌금 부과 방안을 검토했으나, 프랑스 정부가 강력 반발한 바 있다.

러시아 정치분석가 드미트리 오레슈킨은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에 “증거가 없다”면서도 “프랑스 정부가 지금 당장 미국에 특별히 호의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BNP파리바 사태로 서로 감정이 상한 미국과 프랑스 간 불신을 조장하고 양국의 갈등을 교묘하게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푸틴은 “미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차단할 계획은 없다”면서 “현재 미국과의 관계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이는 러시아의 잘못 때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날부터 동부 지역 분리주의 반군과의 휴전 합의 종료를 선언하고 진압 작전을 재개한 것에 대해 적절치 못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포로셴코 대통령은 전투 행위 재개 결정을 내렸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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