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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와 푸틴 · 메르켈 · 캐머런 · 올랑드의 공통점은?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오바마와 푸틴, 메르켈, 캐머런, 올랑드의 조상들은 모두 1차대전 참전 용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데이빗 캐머런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상들의 조상들은 함께 한 차례 치열한 전쟁을 벌인 적이 있다. 바로 100년 전 발발한 제1차세계대전때다.

동부전선에서는 메르켈 총리의 할아버지가 폴란드 편에서 독일군과 싸웠고 푸틴 대통령의 할아버지도 참전했다. 서부전선에서는 캐머런 총리의 고종 삼촌 할아버지뻘 되는 친척 세 사람은 독일군과 전투를 벌이다 사망했으며 올랑드 대통령의 조부와 외조부도 참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동부에선 오바마 대통령의 할아버지가 독일군과 맞서 싸웠다.

AP통신은 25일(현지시간) 1차세계대전 100주년을 맞아 이 특이한 인연들을 정리해 소개했다.

캐머런 총리의 가족들은 1차세계대전에서 세 명이 전사했다. 지난 3월 캐머런 총리는 고종 삼촌 할아버지 존 게데스 대위의 이름을 언급하며 그가 자랑스럽다는 말을 한 바 있다. 게데스 대위는 캐나다 육군 소속으로 참전해 독일군이 처음으로 독가스를 사용한 2차 이프르(Ypress) 전투 중 하나였던 키치너스우드 전투에서 전사했다.

캐머런 총리는 “1915년 4월 22일 서부전선에서 독일이 처음으로 독가스 공격을 시작했고 전선에 4마일 크기의 공백이 생겼는데, 캐나다 육군 2개 대대가 이를 막으라는 임무를 받았다”며 “사전 정찰도 없이 소총만으로 독일군 기관총 장벽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1차세계대전을 촉발시킨 사라예보 사건 현장. [사진=위키피디아]

그러면서 “내 친척 중 한 명이 길을 뚫었고 영웅적인 선조가 있어 깊은 관계는 아니지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게데스는 스코틀랜드 상인의 아들로 캐나다 마니토바 위니펙에서 12년 간 살았으며 전사할 당시 나이는 37세였다. 그의 이름은 이프르 기념비에 새겨져 있다.

그의 동생인 알라스테어 게데스도 왕립 스코틀랜드 소총부대에서 복무했고 형이 사망하고 난 뒤 두 달 후에 23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캐머런 총리의 다른 친척인 왕립 버크셔 연대의 프란시스 마운트 대위도 1915년 10월 영국군이 독가스를 처음 사용한 루스 전투에서 사망했다.

메르켈 총리의 할아버지가 폴란드군 편에 서서 싸웠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메르켈 총리의 원래 이름은 앙겔라 카스너로 할아버지 이름은 루드비그 카즈미에륵자크다. AP통신에 따르면 독일 언론들이 서부 폴란드 포즈나뉴에서 문서를 발견했고 카즈미에륵자크가 1915년 19세의 나이로 프러시아군에 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직후인 1919~1920년 사이에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에서는 그가 폴란드 할러(Haller)군 제복을 입고 있었으며 이 부대는 프랑스군과 함께 독일군에 대항해 싸웠던 부대다.

솜 전투의 아일랜드군. [사진=위키피디아]

포로로 잡혔을 때 입은 옷이거나 프러시아군에서 도망쳐 나와 이후 할러군에 몸담아 독일군과 싸운 것이라는 등 여러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고 AP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서전 ‘내 아버지의 꿈’에서 할아버지와 1차세계대전에 관해 잠깐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전쟁 기간 동료들을 이끌면서 백인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보였다”고 썼다.

피트 퍼스트브룩이 쓴 ‘오바마 가족: 아프리카 집안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란 책에서는 할아버지 후세인 온양고 오바마가 동아프리카에서 독일군과 싸웠던 영국군 왕립 아프리카 소총군단(King’s African Rifles Carrier Corps)에서 복무했다고 주장했다.

책에서 그는 “16만5000명 가운데 5만 명 이상이 사망했고 이는 유럽 서부전선 평균 사망률보다 높다”며 “온양고가 돌아왔을때 아버지의 집에 머무르려 하지 않고 군 텐트를 치고 살았다”고 묘사했다.

사람들은 미친 사람처럼 생각했으나 다른 가족들의 삶과는 다른 삶을 살았고 나무 탁자에서 음식을 먹거나 나이프와 포크를 사용하고 유럽식 옷을 입었으며 영국인들을 존경했다고 전했다. 온양고는 1920년대 중반 나이로비에서 영국인 가족의 요리사로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의 할아버지인 스피리돈 푸틴도 요리사였으며 러시아 국립백과사전 온라인판에는 그가 ‘전선의 부름을 받았다’고 나와있다고 AP는 전했다.

올랑드 대통령의 할아버지 구스타브 올랑드는 장교로, 외할아버지 로베르 트리베는 상병으로 입대했다. ‘위대한 전쟁의 우리 가족’의 저자 장-루이 뷰카르노는 AP에 “당시 그 세대 프랑스인의 4분의 3이 참전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모든 정치인들의 조상들이 참전한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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