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데이터랩] 유럽정상 ‘테이블’ 오른 보트피플
伊 렌치 총리 주요의제 꺼내들어
“초국적 접근이 필요한 때입니다”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 ‘보트난민’ 문제가 급기야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주요안건에 올랐다.

오는 26~2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이탈리아 마테오 렌치 총리가 꺼내들 주요 의제는 경제 회복 이슈 만이 아니다. 올해 이탈리아의 최대 골치거리의 하나로 대두한 불법 해상 난민 문제도 핵심 안건으로 등장한다.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렌치 총리는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는 해상 관문인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근처에서 폭증하고 있는 해상난민 문제를 제기하고, EU 차원의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혼자 힘만으로는 어려우니 국경감시기구인 ‘프론텍스’에 “상당한 투자”를 늘려달라는 얘기다.

아프리카 국가의 지정학 불안이 계속되면서 ‘유럽 드림’을 꿈꾸는 해상 난민은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나고 있다.

올들어 6만여명이 지중해를 건너는 위험천만한 배에 몸을 실었다. 배삯은 1인당 1600달러(163만원)다. 작은 배에 300명 이상을 태우다 보니 해상사고도 빈번하다. 지난해 10월 이래 400명이 이 바닷길에서 목숨을 잃었다. 주로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출발해 이탈리아 람페두자섬이나 지중해 소국 몰타로 가거나, 튀니지에서 이탈리아 사르디니아섬으로 가는 경로에서다.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올해 해상 연안으로 밀입국한 불법 난민은 5만9880명으로, 지난 2011년 전체 수준에 육박했다. 시칠리에만 사상 유례없는 5만3000명이 유입됐다. 이탈리아 해군은 지중해에서 난민 구출 작전에 한달 900만유로(124억8660만원)를 쓰고 있다.

보트난민 아동 인권도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올해 부모를 따라 이탈리아 연안으로 온 미성년자는 5840명이다. 이들은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할 뿐더러, 끼니를 교회나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에 의지하고 있다. 당국자를 만나면 지문채취나 신원확인을 거부하고 도망쳐버리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이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로사리오 발라스트로 이탈리아 적십자 회장은 가디언에 “7월, 8월, 9월이 걱정이다. 이런 상황이 점점 더 커질 것이다”며 통상 여름철에 난민이 급증하는 ‘보트 시즌’을 우려하면서 “자원봉사자들도 지쳤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