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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빅3 ‘Back to 2009’(?)…수주급감에 급여반납까지
-현대중공업, 임원 130명 급여 일부 반납…2009년 이후 처음
-조선 빅3, 수주 목표량 25% 그쳐…“이대로 가면 목표 달성 어려워”
-해양플랜트 발주 ‘뚝’ 끊겨…상선은 선가 올랐지만 발주 건수는 ‘미미’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현대중공업 임원들이 급여 일부를 자진 반납했다.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서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을 비롯한 임원 130여명은 직급에 따라 10~30%의 급여를 반납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현대중공업 임원들이 급여반납에 나선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조선업 불황이 닥쳤던 2009년 이후 처음이며 창립 이래 두번째다.

세계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의 이같은 위기의식은 조선업계 전체의 불안감을 대변한다. 외부의 평가보다 업계 내부의 위기감이 더욱 큰 상황이다.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던 해양플랜트는 발주가 뚝 끊겼고, 상선은 선가는 올랐지만 발주 건수가 기대에 못미친다. 지난 해 연간 수주 목표량 이상을 달성하며 자신감을 보였던 조선 빅3는 올 해 상반기 목표량의 25%(3사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수주실적을 보였다. “이대로 가다간 연간 목표량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2009년의 악몽’을 떠올리기도 한다. 실제로 영국 조선ㆍ해운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이른바 슈퍼 호황기로 불리던 2008년 한국 조선사는 670억9700만 달러를 수주했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수주는 139억7000만 달러까지 떨어지며 약 80% 수주가 줄었다. 지난 해 430억3700만 달러까지 회복세를 보였지만 올 해 수주는 지난 5월까지 129억500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조선 빅3를 따로 놓고 봐도 수주량은 올 해 초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 현대중공업은 올 해 조선ㆍ해양(현대삼호 포함) 분야에서 250억 달러 수주를 목표로했지만 현재 수주량은 83억 달러(33%)에 그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50억 달러 목표에 39억 달러(26%), 대우조선해양은 145억 달러 목표에 19억 달러(13%) 수준이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해양플랜트다. “이정도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없을 줄은 몰랐다”는 것이 조선사 내부의 이야기다. 지난 해 경쟁적으로 해양플랜트 발주에 나섰던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은 공급 과잉을 우려해 투자를 보류 및 철회하고 있다. 설비 교체 수요도 대부분 지난 해까지 발주가 완료됐다. 상선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경기침체기에는 저가 수주가 발목을 잡았다면 현재는 신조선가는 계속 오르고 있지만 발주 자체가 줄다보니 조선사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수주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수주잔량에도 문제가 생긴다. 본격 건조가 시작되는 1~2년 후 조선소 내 일감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내부 악재도 발목을 잡는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 해 강성노조가 들어서면서 임금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상임금 등 노동계 핵심 사안은 물론 예년보다 높은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손실로 지난 1분기 적자전환하며 그룹의 전반적인 경영진단을 받았다. 이후 체질 개선을 위해 희망퇴직 등 일부 인력조정이 진행된다는 소문까지 돌며 내부적으로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이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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