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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질임금 증가율(1.8%) 2년3개월來 최저…지갑 닫히는 이유 있었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물가 오름폭을 반영한 실질임금 상승률이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최근의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지 않았음에도 이같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그만큼 근로자의 임금 신장 속도가 더디다는 얘기다. 실질임금이 정체하면 가계소득 증가율도 둔화되고, 이는 결국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줄어 내수 부진으로 이어진다.

24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월평균 299만4043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의 294만2146만원보다 5만1897원(1.8%) 늘었다.

올해 1분기 실질임금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2011년 4분기(-2.4%) 이후 9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질임금 증가율은 작년 2분기 3.4%를 나타낸 이후 3분기 2.5%, 4분기 2.1%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1분기 1%대까지 떨어졌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명목임금 상승률에서 물가 상승률을 빼서 계산한다. 실질임금 상승률이 둔화했다는 것은 임금으로 생활하는 이들의 형편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명목임금 상승률 또한 1분기 2.9%로 2011년 4분기(1.5%) 이후 가장 낮았다. 이 기간 명목임금은 325만6321원이었다. 지난해 전체 근로자 임금 상승률이 명목으로 3.9%, 실질로 2.5% 상승한 데 비해 눈에 띄게 둔화한 것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올해 실질임금 증가율이 1%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질임금 상승률이 정체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집계 결과 1997∼2002년 19.4%, 2002∼2007년 17.6%의 증가율을 보인 실질임금은 2007∼2012년 2.3% 줄었다. 2008년 -0.2%로 떨어진 실질임금 증가율은 2009년 -0.1%, 2010년 3.7%, 2011년 -2.9%, 2012년 3.1%를 나타냈다. 작년 상승률은 2.5%였다.

최근에는 대기업 정규직과 임시직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 격차마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근로자 명목임금 상승률은 3.6%로 2012년보다 0.1%포인트 증가한 데 비해 나머지 사업체는 임금 상승률이 대부분 둔화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이 저축을 급격하게 늘리고 생산ㆍ투자를 하지 않아 근로자 임금과 가계소득이 정체되는 데 일부 영향을 줬다”며 “경제 역동성을 회복하려면 임금을 생산성에 맞게 증가시켜 기업부문에 쌓인 돈을 가계로 흘러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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