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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부제철 자율협약 들어간 동부그룹 금융 중심 기업 재편될듯
제조 계열사들 구조조정 실패 시 채권단에 넘어갈 가능성
금융 핵심 계열사 동부화재 장남 지분은 끝내 내놓지 않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동부제철이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따른 정상화 절차에 들어가기로 함에 따라 동부그룹은 금융 계열사 중심 기업으로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졌다.

25일 금융권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권에서는 동부건설 등 다른 제조 계열사들도 순차적으로 비슷한 운명에 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김준기 동부 회장은 자신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동부제철의 경영권 박탈 가능성까지 감수하면서 사실상 금융 계열사 지분을 지키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포스코가 동부 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ㆍ동부당진 발전) 인수를 포기하면서 동부의 구조조정은 큰 타격을 받았다. 동부패키지는 동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약 3조원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에서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그동안 동부가 이행한 자구안은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매각(3100억원)과 산업은행 사모투자펀드(PEF)에 인수돼 제3자 매각을 검토 중인 동부특수강(1100억원)ㆍ당진항만(1500억원) 지분 매각 뿐이다.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팜한농 유휴부지 등 동부의 주요 계열사와 자산은 매각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하지만 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전개되지 않을 경우 다른 계열사들도 자율협약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동부 계열사들이 시장에서 그다지 좋게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동부제철처럼 불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장남 남호 씨의 동부화재 지분(14.06%)을 담보로 내놓으라는 채권단의 요구에 대해 동부화재 지분은 동부제철의 유동성과는 관련이 없어 내놓을 수 없다며 거절해 왔다.

때문에 만약 제조 부문 계열사들이 동부제철처럼 자구계획에 실패해 채권단에 넘어가면 동부는 동부화재 등 금융 계열사만 남는 금융 전문 그룹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동부화재는 동부증권(19.9%), 동부생명(92.9%) 등의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의 금융지주회사로, 동부 계열사 가운데 규모(자산 31조원)가 가장 크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이 2725억원에 이르는 탄탄한 회사다.

동부화재에 대한 김 회장 일가의 지배력은 탄탄해 보인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31.33%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미 담보로 제공된 김준기 회장 지분(7.87%)을 잃더라도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금융계 일각에서는 ”대주주의 경영 과실로 기업(동부제철)이 부실화된 상황에서, 김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위해 장남 지분을 내놓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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