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미군이 중앙아시아 지역에 기지 건설을 재추진하고 있어 러시아와의 긴장 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 아시아 지역 통신사인 CA 뉴스 등 현지 언론은 24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고위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우즈베키스탄 내 병참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로럴 밀러 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 미 특사가 현지 당국과 미군 주둔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거론되는 미군 주둔지는 우즈베키스탄 남부 카시-카나바드로, 미국은 지난 2001년 이곳에 아프간전 지원 기지를 건설한 바 있다.
이후 우즈베키스탄 당국이 2005년 자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관련 미국 측이 비판적 태도를 보이자 기지를 폐쇄했다.
미군은 러시아의 압박으로 올해 키르기스스탄 마나스 기지를 폐쇄하고 중앙아시아를 떠난 뒤 현재 역내 국가들과 기지 주둔에 대한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앞마당인 중앙아시아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을 꺼리고 있어 실제 이 지역에 미군이 새롭게 기지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러시아는 키르기스스탄 정부에 다양한 경제ㆍ군사지원을 약속하며 미국이 아프간전을 지원하고자 2001년부터 운용해온 마나스 기지의 폐쇄를 요구했다.
한때 상주인원만 2만여 명이 넘었던 마나스는 미군의 전략 병참기지로 지난 12년간 아프간 지역의 주요작전을 후방에서 지원해 왔다.
한편, 미국은 지난해 마나스 기지 폐쇄가 결정되고 나서 카자흐스탄과 미군 주둔에 대한 협상을 시도했다. 하지만 소식이 알려지자 러시아가 카자흐스탄 정부에 압력을 넣어 협상은 결국 무산됐다.
미국이 중앙아시아 주둔에 집중하는 이유는 중앙아시아가 인접한 중동 지역은 물론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또한 자국의 앞마당이자 중동 정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 지역을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아직 우즈베키스탄 미군 기지 건설 추진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기지 건설을 둘러싼 양국의 신경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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