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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린 부모보다 잘살 수 없다”…美 밀레니엄세대의 한탄
청년실업 학자금 대출 빚더미…길거리 집회서 정부대책 촉구
스타벅스 직원장학금 이면엔…학비에 짓눌린 가혹한 현실이…
8초에 한명꼴 65세 ‘실버 쓰나미’…복지부담 등 젊은층에 또다른 짐



미국의 젊은층인 ‘밀레니엄 세대’ 사이에서 “부모보다 잘 살수 없는 첫 세대”라는 한숨이 나오고 있다.

밀레니엄 세대란 1980~2000년 태어난 세대로, 미국 역사상 가장 부유한 베이비붐 세대(1946년~1964년생)의 자녀들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 풍족한 삶을 누렸던 부모세대와 달리, 밀레니엄 세대는 청년 실업과 학자금 대출 빚에 쪼달려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웰스 파고 은행이 베이비붐 세대(49∼59세) 1500여 명과 밀레니엄 세대(22∼33세) 16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부채에 짓눌렸다”고 응답한 밀레니엄 세대 수가 베이비붐 세대의 2배에 육박했다.

▶거리로 나온 美 대학생=청년실업과 학자금 대출 부담에 시달리는 미국 청년들은 최근 워싱턴에서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청년들은 ▷학자금 대출부담 경감 ▷교육 및 고용 등 미래투자 확대 등이 담긴 ‘밀레니엄 세대의 건의서’를 내놓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행사에는 ‘투자의 귀재’ 조지 소로스의 오른팔로 알려진 스탠리 드러켄 밀러도 동참해 의미있는 분석을 내놨다. 개인 평균 순자산을 1983년과 2010년을 비교한 결과, 20~28세는 5% 소폭 증가했고, 29~37세는 21% 감소한 반면, 56~64세는 2.2배, 74세 이상은 2.5배로 늘어나는 등 극심한 대조를 보였다는 보고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궐기대회에 참석한 밀레니엄 세대 사이에서 ‘우리는 부모보다 잘 살수 없는 첫 세대’라는 평가가 나왔다”며 “금융위기 후유증과 빈부격차는 물론,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와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까지 팽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스타벅스 장학금’ 이면엔 빚더미 대학생 있다=특히 미국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은 심각한 상태다. 미국 학자금 융자는 1조2000억달러(약 1223조원)로 가계 부채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주 미국의 유명 커피체인 ‘스타벅스’가 직원 장학금 제도를 내놓은 것도 미국 학자금 대출의 심각성을 우회적으로 보여줬다. 스타벅스는 미국내 직원 13만5000명을 대상으로 2년간 최대 3만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직원을 지원하는 일”이라며 “학위를 받은 후 스타벅스를 떠난다 해도 국가에 도움되는 일이고, 스타벅스에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타벅스 학자금의 이면에는 엄청난 학비에 허덕이는 미국 젊은이의 가혹한 현실이 자리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공립 4년제 대학의 평균 수업료는 과거 30년새 3배 이상 뛰었다. 학자금을 빚으로 조달하는 미국 대학생들은 1인당 3만달러(약 3058만원)의 빚을 지고 졸업하는 셈이다.

▶‘실버 쓰나미’도 밀레니엄 세대에 부담=고령화는 미국 젊은층에 또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미국 베이비붐 세대는 8초에 한 명씩 65세를 맞이하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미국 은퇴자협회의 영향력은 갈수록 강해져 재택의료와 연금혜택 유지를 요구하는 ‘유권자 조직화’로 세를 불리고 있다.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세대가 바로 밀레니엄 세대다. 노인을 위한 사회보장 지출이 늘어나면서 교육과 고용에 대한 재정 투자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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