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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 文 막판 풍향 촉각…‘정중동’ 모드
MBC ‘긴급대담…’ 방영 뒤…문후보자 출근길 지지세력 등장
보수 “인사청문회 해야” 세몰이…문창극 “조용히 기다리겠다”
박대통령 침묵 속 행보 주목


역사 인식 논란으로 낙마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되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거취를 놓고 문 후보자 본인과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막판 여론 풍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정중동’ 모드에 돌입했다.

여의도 정치권에선 이날 중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 혹은 대통령의 지명철회 등 결판이 날 걸로 보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철저히 입단속 중이다. 여기엔 MBC가 최근 ‘긴급대담 문창극 총리 후보자 논란’을 방영한 뒤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문 후보자를 국회 인사청문회엔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세(勢)를 불리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걸로 분석된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전 8시반께 정부청사 서울 창성동 별관으로 출근하면서 ‘주말 동안 사퇴를 결정하셨나, 사퇴할 의향이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할 말이 없다”면서 “조용히 제 할 일 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와 접촉이 있었냐’는 물음엔 답변을 하지 않고 자신의 사무실로 올라갔다. 문 후보자의 출근길엔 이전엔 보이지 않던 지지자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문창극은 신념의 애국자‘, ‘우리는 문창극 후보를 지지합니다. 당당하게 청문회에 임하십시요’ 등의 글귀가 적힌 푯말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대한민국은 문창극 총리를 원한다”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MBC가 지난 20일 밤, 긴급편성으로 문 후보자와 관련한 논란을 주제로 한 대담을 내보내고 문제가 된 교회 동영상도 40여분 가량 보여주자 문 후보자를 옹호하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시하는 걸로 읽힌다. 

23일 오전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자는 자신의 거취 관련 질문에 “조용히 제 일을 하면서 기다리겠다”고만 말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앞서 학계ㆍ언론계ㆍ종교계ㆍ문화계 등 각계의 원로ㆍ중진 인사 482명도 전날 성명을 내고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를 공식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문 후보자에 대한 언론의 검증 과정을 지켜보면서 왜곡보도와 마녀사냥식 인격살인이 진행되는 데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KBS가 문 후보자가 (온누리)교회에서 한 강연의 일부만 인용해 친일ㆍ반민족으로 몰아간 것은 언론의 본분을 망각한 너무도 중대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급기야 보수ㆍ진보 진영의 다툼으로 비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까지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고 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여론의 흐름을 마지막까지 지켜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문창극 후보자 관련한 질문이 많은데 그것과 관련한 특별한 움직임으로 말씀드릴 건 없다”고 했다.

민 대변인은 앞서 박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 중이던 지난 18일 “박 대통령은 총리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구서는 귀국해서 재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혀 귀국 뒤엔 결단이 내려질 것처럼 설명했던 것에서 한발짝 물러선 분위기다. 민 대변인은 “총리 후보자와 다른 장관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에 대해 (대통령이)함께 재가 여부를 결심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변화된 게 없다”고도 덧붙였다.

홍성원ㆍ원호연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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