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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운 상가 개발 ‘통합개발->분할개발‘ 발표 후 1년…“변한게 없다”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1년전 박원순 서울 시장이 오세훈 전 시장의 ‘통합개발’을 백지화 하고, ‘분리 개발안’을 내놓았을 때 세운 상가 일대는 기대감에 들썩였다. 통합개발로 개발이 속도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행위제한이 풀리며 재산권행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3월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이 결정고시됐다.

하지만 세운상가 일대를 ‘분리개발’하겠다는 서울시 발표 1년만에 찾은 이 일대는 ‘개발’의 분위기를 느끼기는 힘들었다. 상인들은 재고품을 실은 카트를 움직이며 분주했으며, 골목을 들어서자 임차인을 찾는 전단지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지난해 텅비어 있던 건물들은 다시 상인들로 채워졌으며, 세운상가일대는 개발논의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 했다.

인근 대우 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통합개발이 백지화 되면서, 건물을 비웠던 상인들이 많이 들어 왔다”면서, “5구역의 경우 50%이상 건물이 비워졌었지만, 지난해 상인들이 다시 들어와 건물 공실률이 10~15% 정도로 다시 채워지고 있다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개발방식이 ‘분할 개발’로 바뀐뒤 건물을 비웠던 임차인들이 돌아오기 시작했지만, 세운 상가에는 아직 비어있는 가게들이 많다.

애초 오세훈 전 시장은 세운상가 등 노후상가를 모두 철거하고,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로 공원 조성 재원 조달이 힘들어지고, 종묘 등 도심 역사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자 서울시는 애초 8개구역 통합 방식을 171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변경하고 결정 고시했다.

하지만 계획이 변경되고, 고시까지 된 상태지만 개발 속도는 나지 않고 있다. 주관 지자체 중 하나인 종로구 관계자는 “개발 관련 문의를 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역사도심관리과 관계자는 ”현재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아직 서두를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사업진행속도가 가장 빠른 곳도 이렇다할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SH 공사가 시행사로 있는 2지역의 경우 2009년부터 총 12번에 걸쳐, 문화재청의 심의를 받고 있지만 고도제한 등에 걸려 심의를 통과 하지 못한 상태다. SH 공사 관계자는 “심의 통과가 되더라도 매장문화재 등 고려할 사항이 남아 있는 상태”라면서, “단기간에 개발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SH 공사에 따르면 7월 중순 쯤에 심의 결과가 나올 예정이며, 계획 대로라면 2017년 철거, 2020년 준공예정이다.

세운지구 구역도

기존 사업주들과 법적 분쟁에 휘말린 지주들도 있다. 5구역의 경우, 토지매입계약을 했던 정비회사인 C사가 파산한뒤, 지급보증을 했던 D사와 지주들간의 소송이 현재 진행중에 있다. 5구역 지주 A 씨는 ”D 사가 5구역 지주들에게 토지대금 반환을 요청해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업진행에 속도가 나지 않자, 일부 지역에서는 잘개 쪼개진 구역을 다시 구역별로 통합하는 방식을 추진중에 있다. 2구역 시행사(사업진행중인 정비회사)로 있는 흥지 D&P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개발 할 경우, 개발자체가 난립할 수 있어, 잘게 쪼게진 구역들을 다시 모으고 있다”면서, “구역 통합 개발을 위한 지주 동의서를 모으는 중이며 70%정도 모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업진행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높은 지가’ 때문이라고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 들은 입을 모은다. 대우 공인 관계자는 “지가가 너무 많이 오른 상태라, 사업성 때문에 고민을 하는 사업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의 설명을 종합하면, 큰 도로에 있는 건물들의 3.3㎡당 가격은 1억3000만원~2억, 안쪽 골목에 있는 건물의 3.3㎡당 가격은 4000만원~50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 상황. 인근 진흥 공인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이 일대 건물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아 매매가자체를 산정하기가 힘들다”면서도, “최근 대지면적 264㎡ 건물의 경우 공시지가가 73억상당이었지만, 지난 4월 59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공시지가 이하로 거래되는 물건들도 있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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