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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볼라 드러난 피해는 빙산의 일각”…통제불능 빠지나
서아프리카서 300명 넘게 사망…잠복 우려에도 의심자 격리 실패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3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낳은 에볼라 바이러스 관리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 질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사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잠복 가능성이 있는 이들의 격리 실패, 미신, 위생 등 여러 요인들 때문에 사태가 진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NBC방송은 22일(현지시간)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창궐한 에볼라 바이러스로 사상 최대의 인명피해를 기록했으며, 전문가들은 ‘통제불능’ 상태에 빠져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도 질병관리가 통제불능 상태에 빠졌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기니와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아프리카 3개국에서 발병한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337명이 사망했고 528명이 감염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1976년 질병이 발견된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것으로, 지난 2000년 우간다에서는 425명이 감염돼 224명이 숨진 바 있다.

시에라리온에서 안정화 및 조사작업을 벌이고 있는 로버트 게리 미국 툴레인대 약학대학 미생물학과 교수는 NBC에 “숫자나 지역적인 면에서 가장 큰 것”이라며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작업을 돕고 있는 가톨릭구제회(CRS)의 음와야보 카자디 박사는 “적절한 의료 체계가 없어서 매우 힘들다”고 토로했다.

질병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이곳 주민들의 독특한 풍습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NBC는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이고 끝내는 피부와 눈동자에 출혈을 일으켜 숨지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사람들을 두려움에 빠지게 한다고 전했다.

한 마을에서는 주술사가 사망하자 십여 명의 여성들이 장례식을 준비하면서 사체에 입을 맞췄고, 이 때문에 모두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기도 했다.

백신 등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인데다 장갑, 가운 등 장비도 부족하고 50~89%에 달하는 치사율은 사태 진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현장에서는 바이러스의 전파 원인을 찾고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태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는 원숭이, 박쥐, 설치류 등을 잡아먹는 이곳 풍습이 바이러스의 발병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경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혔다. 같은 부족 구성원이라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어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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