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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 유현주> 가족중심의 칠레인 사로잡기
칠레에서 한 달 이상 머문 외국인들은 칠레인들이 생각보다 차갑고 내향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성향은 칠레인들에게 유독 두드러진 가족중심적 배타성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칠레인들의 삶은 매우 가족 중심적이다. 주변의 칠레인들을 보아도 학교나 직장 밖에서 친구를 만나는 횟수가 한 달에 세 번 이하로 적은 반면, 부모님이나 형제와의 통화 빈도는 하루 평균 3~4회로 잦은 편이다. 가족 관계가 돈독하기 때문에 오후 9시 이후의 칠레 거리는 매우 한산하며 주말에는 거리는 물론 일반 쇼핑몰도 사람이 많지 않다.

국제어린이재단(ISCI)이 칠레 어린이(8~13세) 2444명을 대상으로 스스로의 삶에 대한 평가와 인식에 대해 설문한 자료에 따르면, 가족과의 행복도는 8.8점(10점 만점 기준)을 기록했다. 반면 친구와의 행복도, 학교에서의 행복도와 자기 자신과의 행복도는 8점 이하를 기록했다. 부모가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며 주말에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고 응답한 아동이 85%, 부모님의 사랑에 만족한다는 아동이 90%에 달했다.

반면 응답 아동의 약 30%가 학교 밖에서는 거의 혹은 전혀 친구를 만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11%는 친구가 없는 편이라고 응답해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공부하기 위해서 주중 친구를 만나는 빈도 역시 전혀 만나지 않는다가 47%, 주 1~2회가 26.7%로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다. 이로 인해 칠레는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의 아동 행복지수를 보여주면서도 아동의 약 25%가 외로움을 느끼고, 약 50%가 돈과 학업 등으로 인해 항상 걱정이 많은 편이라고 응답하는 등 사회병리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칠레인들의 성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의 성향과 생활패턴이 중산층 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형태의 상품과 서비스 수요의 촉매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칠레인들의 가족중심적 생활패턴을 충족시키기 위한 가족형 레저ㆍ여행 프로그램은 물론, 가정에서 취미와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그룹형 오락ㆍ문화 컨텐츠와 기기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또 쇼핑이나 영화를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편의시설과 패키지 상품도 유망하다. 상품 홍보를 위한 마케팅도 가족애를 자극하는 방향이 효과적이다. 반면 가정밖에서의 ‘나홀로’ 생활패턴을 충족시킬 수 있는 편의점 상품, 모바일 컨텐츠, 1인형 서비스 상품 개발과 마케팅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칠레는 최근 5년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Citrix에서 발표한 ‘칠레 스마트폰 사용자 행동패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칠레 스마트폰 사용자의 70%가 식사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48%가 욕실에서도 사용, 35%가 수면시에도 소지, 9%가 면접때도 스마트폰을 보게 된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학교나 직장에서 평일 점심시간이나 오후에 즐길 수 있는 개인용 여가, 외식, 오락 상품의 고안도 유망하다고 볼 수 있다.

칠레나 칠레를 기반으로 중남미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면, 칠레인들의 성향에 촉각을 세우고 이를 비즈니스 전략 수립에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유현주 코트라 산티아고무역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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