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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훈남에 ‘절세’ 미인일세…각광받는 영구債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기업들의 새로운 자본 확충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는 영구채(永久債ㆍperpetual bond)가 슈퍼리치(고액자산가)들의 장기 투자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금리 가뭄’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일반 정기예금의 2배가 넘는 고금리 매력에다 절세 메리트까지 갖춘 영구채는 슈퍼리치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영구채는 정해진 이자를 지급한다는 점에서 채권 성격을 가진 동시에 원금 상환 의무를 지지않는 증권의 성격도 있어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불린다. 영구채란 이름은 만기 연장의 횟수 제한이 없어 이론상 채권의 기간이 영구적이란 뜻에서 지어졌다.


▶3년이상 보유시 분리과세 가능=영구채의 인기 요인은 무엇보다 연 5% 이상의 고금리에 있다. 영구채의 만기가 30년 이상이고 발행사가 만기를 계속 연장할 수 있으면 원금 상환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금리가 높게 설정된다.

또 3년 이상 보유하면 분리과세도 가능해 종합소득세율이 높은 슈퍼리치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금융소득종합과세 표준이 기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진 만큼 영구채가 금융소득이 많은 자산가들에 적합한 상품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업 영구채시장 확대=아직까진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 가능한 영구채는 주로 은행에서 발행된 물량이다. 주식이나 일반채권 시장에 비해 영구채의 유통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주식이나 채권은 누구나 시장에 내다팔아 쉽게 현금화할 수 있지만, 영구채는 사고파는 시장의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금융시장에 충격이 가해질 경우 손실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일반 은행채보다 위험도가 높고 일반 채권보다 후순위라는 점에서 불리하지만 은행의 신용도로만 충분히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투자자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영구채 발행은 점차 은행을 넘어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2012년 두산인프라코어를 시작으로 포스코, SK텔레콤, 남동발전, 롯데쇼핑, 대한항공, 서부발전 등이 발행을 마쳤다. 최근엔 현대자동차그룹 게열 할부금융업체인 현대커머셜도 영구채 발행을 결정했다.

향후 기업의 영구채 시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영구채 발행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텝업 조항’ 잘 활용해야=영구채 투자에 있어 추가로 유의할 점은 이자율 상승 위험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영구채는 일정 시점(3~7년) 이후 조기 상환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추가로 올려 지급하는 스텝업 조항이 있다. 이 조항으로 향후 가격 하락분을 만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 발행기업의 신용 사정에 따라 이자가 지연 지급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영구채 총발행액은 4조5540억원으로 2012년(5900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영구채는 역사적으로 1751년에 영국에서 처음 발행됐으며, 영국정부가 발행한 영구채는 지금까지도 런던 채권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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