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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이사회, 23일부터 신임 사장 공모…“‘제2의 길환영’ 막으려면…”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KBS이사회(이사장 이길영)가 오는 23일부터 30일까지 KBS 사장 후보자 공모를 진행, 본격적인 사장선임 절차에 착수한다.

KBS이사회는 18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현재 공석인 사장 후보자 공모 진행을 결정했다. 앞서 지난 5일 KBS이사회는 길환영 전 사장이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직무 수행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 해임제청안을 가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를 재가했다.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신임 KBS 사장 공모는 23일 오전 9시부터 30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세월호 침몰사고 보도와 함께 재부상한 보도 독립성, 공정성 논란에 KBS에선 노조, 직종, 직위를 막론하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제작거부에 뒤이어 진행된 8일간의 총파업, 보도본부를 비롯한 KBS 임직원의 보직사퇴 행렬은 길환영 사장의 퇴진과 함께 막을 내렸으나, 긴박했던 한 달을 돌아보면 KBS는 이제 막 한 고비를 넘었을 뿐이다. 청와대 보도개입설까지 폭로된 상황에 KBS는 언제라도 ‘제2의 길환영’ 사태가 빚어질 수 있음을 뼈아프게 확인했고, 지난 총파업은 제작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면 사장 직위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관철시킨 계기가 됐다. 
[사진제공=KBS본부]

현재 양대 노조가 힘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사장 선임구조 개선 요구다. KBS 양대노조와 16개 직능단체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KBS이사회에 사장 선임구조 개선과 사장추천위원회 구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KBS 사장은 후보자 공모를 마치면 KBS 이사회가 1인을 선정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는 방식으로 결정한다. 이사회의 경우 여야 7대4 구조로 여당 추천 이사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KBS 양대 노조에선 사장 추천 등 중대사안을 결정할 때 재적위원 과반이 아닌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구조를 바꾸는 ‘특별다수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KBS 양대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이사회 구성상 과반으로 사장을 뽑는다면 제2, 제3의 길환영이 KBS 사장으로 올 수밖에 없다”며 “국회에서 방송법을 바꿔야 하지만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차기 사장 선임까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당리당략에 매몰된 정치권이 이 시간 내 합의를 도출해내리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사회가 먼저 특별다수제를 채택하라”고 요구했다. 또 양대노조는 여야추천 이사들이 사장 후보를 내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 언론단체들이 사장 검증에 참여하는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독립적이고 공정방송을 보장할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길환영 사장이 해임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후임사장을 임명제청해야하는 상황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논의를 시작하기엔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KBS 양대 노조에선 때문에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방송법 개정에 의지하는 대신 그 차선책으로 특별다수제 도입을 제시하는 상황이다. 특별다수제는 투명한 방식으로 사장을 뽑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로, 이사회 정관 개정을 통해 현실화될 수 있다. 다만 KBS이사회가 양대 노조가 요구하는 특별다수제 도입과 사장추천위원회를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KBS 이사회는 오는 25일 정기이사회를 통해 사장 선충 방법에 대한 논의를 비롯 선임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KBS 안팎에선 홍성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권혁부 전 방통심의위원회 부위원장, 고대영 전 KBS 보도본부장 등 친여권 인사들이 신임 사장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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