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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더 싸게” 대형마트 또 불 붙었다
이마트, 최저가정책 강화로 승부…가격관리 상품도 1200개로 늘려
홈플러스와 과거 ‘10원 전쟁’ 재연…PB제품 내세운 반값경쟁도 후끈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2일부터 동종 업계의 1200여개 주요 생필품을 가격을 매일 조사해 월 평균 업체별 가격 편차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이를 통해 각 사가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몰 가격(대표점 가격)을 기준으로 이마트 가격과 비교해 이마트에서 장을 볼 경우 경쟁사 보다 얼마 가량을 절감 했는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지난 2007년부터 관리하던 1000여개 상품을 200여개 늘리며 ‘최저가 정책’ 강화에 나선 셈이다.

‘생존의 절벽’에 올라 선 대형마트 업계가 ‘가격전쟁’이라는 정글로 뛰어들고 있다. 과거 품목별로 경쟁사 대비 차액을 보상해주던 ‘10원 경쟁’이 총액 기준의 ‘최저가 가격’ 전쟁으로 한층 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켠에선 PB(자체 브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한 ‘반값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한 손엔 차별화된 상품의 ‘잇 아이템’으로, 또 다른 손엔 ‘착한 가격’이라는 무기를 장착하며 생존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더 싸게 팔아요...최저가 전쟁=이달 초 이마트 홈페이지(store.emart.com)엔 “이마트는 매일 1200개 생필품 가격조사를 통해 가격을 내립니다“라는 팝업 창이 떴다. 팝업 창은 그러면서 “이마트 고객님은 5월 평균 A사보다 10.3%, B사보다 9.9% 낮은 가격으로 쇼핑하셨습니다”라는 문구도 함께 곁들였다. 지난 2010년부터 전면에 내세웠던 ‘이마트 가격혁명’의 일환인 최저가 정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동업계 대비 이마트 가격을 소비자에게 알림으로써 대형마트가 포기할 수 없는 본질적 경쟁력을 이마트가 확고히 하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요 생필품은 그 간 이마트 고객의 장바구니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빈번히 구매되고 있는 가공식품과 일상용품을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해 ‘가격비교 차액 보상제’를 도입하면서 물밑에서 진행되던 최저가 전쟁에 불을 붙였다. 홈플러스 영수증 하단엔 “이마트보다 비싸면 차액을 쿠폰으로 드립니다. 2000개 상품으로 2배 확대”라는 문구와 함께 “차액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등의 문구가 딸려 나온다. 비싸게 샀을 경우엔 총액 기준으로 얼마를 더 비싸게 샀는지와 함께 쿠폰이 발행된다.


롯데마트의 경우 이마트와 홈플러스 처럼 공개적으로 ‘최저가 전쟁’에 뛰어들지 않고는 있지만, 자체적으로 2주에 한 번 가량 이마트와의 가격비교를 통해 최저가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과거 ‘10원 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2010년대 대형마트의 최저가 정책은 체리피커, 가파라치 같은 부작용이 나타난데다, 경쟁적으로 무리하게 진행한 측면도 있어 이후 공개적인 최저가 경쟁은 지양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대형마트 업계가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서 일부에서 최저가 경쟁이 다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월마트의 경우에도 최근 월마트 매장에서 판매되는 일부 상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료품과 생활용품에 대해 지역 내 다른 경쟁업체의 가격보다 비쌀 경우 그 차액만큼을 고객에게 온라인 상품권으로 보상하는 제도를 도입했다”며 “하지만 월마트의 경우 각 상품별 가격비교가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다들 대상품목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총액에서만 접근하기 때문에 투명성은 약해 보일 수 뿐이 없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이마트 6년근홍삼정, 이마트 PL LED전구, 롯데마트 통큰 비타민

▶PB발 반값경쟁...영역 한계도 없다=가격 전쟁의 또 다른 한축엔 PB 제품을 중심으로 한 ‘반값 전쟁’이 있다. 막강한 바잉파워를 무기로 유통단계 축소,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상품 자체 가격을 낮추는 ‘반값 시리즈’가 대형마트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것. 이마트 TV의 경우 2011년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65만대가 팔려나가 세컨드 TV시장을 확대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러빙홈 LED’ 전구는 출시 엿새 만에 6만개의 판매고를 올렸을 뿐 아니라, 이마트의 전구 매출을 현재(11일 기준) 52.1% 늘리는 데 일조했다.

홍삼전쟁의 서막을 연 ‘이마트 반값 홍삼정’ 역시 홍인삼 제품 시장을 11배 이상 키웠으며, 이마트가 선보인 PL 비타민 제품 역시 건강기능식품 구매 고객이 전년대비 13% 늘어날 정도로 시장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

롯데마트의 경우에도 지난 1월 출시된 ‘통큰 홍삼정’이 지난달까지 2만여개 팔려 롯데마트 홍삼 전체 매출액의 15.8%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단숨에 롯데마트 홍삼 상품 중 대표상품으로 자리잡았으며, 통큰 비타민 역시 출시 이후 5월까지 4만여개 이상 팔려 나갔다. 이는 같은 기간 유명 타 브랜드 상품이 3900개 가량 팔려나간 점을 감안하면 10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장중호 이마트 마케팅 담당 상무는“반값 상품의 경우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상품이 아니라 제조부터 소비자까지 선순환 유통구조를 확립하는 역할도 반값 상품 개발의 이유다”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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