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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공습 임박 美, 중동 석유의존도 얼마나 되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가시화되면서 미국의 중동 석유 의존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라크 내전이 국제전 양상으로 비화하자 ‘석유전쟁’으로 불린 1, 2차 이라크 전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수입 원유 대부분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라크산 원유 수입은 줄인 반면 쿠웨이트산은 늘렸다.

▶미국이 이라크산 원유 줄인 까닭=미국이 수입하는 석유의 67%는 사우디아라비아산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대미 원유 수출량을 높게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1980년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무기화를 선언하면서 유가를 요동치게 한 이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애를 먹었던 교훈이 자리한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는 ‘스윙 프로듀서(원유생산 조정국)’로서 지위를 남용해 원유 생산량을 급감, 유가를 배럴당 40달러까지 치솟게 했다. 

 

여기에 미국과의 외교ㆍ안보적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의도도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안정적 원유를 공급하고, 미국은 걸프지역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윈윈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미국의 셰일혁명을 등에 업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외교 중심축을 중동에서 아시아로 이동시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밀월관계에 균열이 보이고 있다.

미국의 원유 수입국 중에는 이라크와 쿠웨이트도 있다. 최근 수년간 미국은 이라크 원유 수입을 줄이는 대신 쿠웨이트 원유 수입을 늘렸다.

아사히신문은 “이라크와의 관계가 예전만 못하면서 이라크 수입 감소분을 쿠웨이트산 원유 증가로 상쇄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셰일혁명, 중동엔 영향없다(?)=그렇다면 셰일혁명이 미국의 걸프만 원유 수입에 끼친 영향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큰 변화는 없다. 셰일유와 중동 원유의 유질이 달라 미국이 걸프만 원유 수입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셰일유 증산은 중동이 아닌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와 중남미(멕시코와 베네수엘라)를 강타했다.

셰일유와 비슷한 원유를 생산하는 사하라 이남의 경우, 2010년 대미 원유 수출이 하루 162만배럴이었지만 2013년에는 57만배럴로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멕시코와 베네수엘라 양국의 대미 원유 수출도 2004년 300만배럴에서 2007년 260만배럴로 낮아지더니 2013년에는 110만배럴로 추락했다. 

미국의 석유 주요 수입국 현황 (단위:하루당 천배럴). 맨 위부터 캐나다(연한파랑), 걸프만(빨강), 멕시코ㆍ베네수엘라(보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주황), 러시아(진한파랑) [출처:아사히신문]

이와는 반대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셰일붐을 타고 현저히 늘었다. 2011년 3월 하루 생산량이 559만베럴이었던 것이 지난 3월에는 819만배럴로 증가했다. 이는 3년새 46%(260만배럴) 늘어난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 셰일혁명이 국제 원유시장 충격을 주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단적인 예로 미국이 사하라 이남 원유 수입을 줄이자 현지 유가가 떨어졌다. 아프리카산 원유의 싼 가격에 매력을 느낀 인도 정유회사들은 아프리카 원유 수입량을 5% 늘렸다.

신문은 “이같은 움직임이 지속된다면 원유 가격경쟁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셰일유 증산이 현재 걸프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만, 향후 5~10년에는 미국 의존도가 약해지면서 지역 정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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