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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6개 공기업 사장 물러나라”…태국 군부 ‘3600억弗’ 군침
‘총 자산 3600억달러, 태국 정부기관보다 더 많은 지출 규모….’

태국 군부가 56개 국영기업들을 손에 넣고 이권을 장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태국 공기업들이 국가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때문에 군부는 56개 공기업 사장들에 대해 퇴진압박을 넣었다. 압박에 못 이겨 크룽타이은행, 정부복권사무소, 태국항공 등 주요 공기업 수장들이 줄줄이 물러났다. 물러난 이들 가운데는 과거 잉락 친나왓 정권 인사들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태국 군부가 국영기업들에 대한 통제를 확대하면서 경제를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태국 최고군정 기관 국가평화질서회의(NCPO)는 56개 공기업 수장들을 소집해 ‘원하면 사임하라’는 방침을 내리면서 공기업 고위직에 대한 인사권을 회수하고 국책사업 재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군부는 지난달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이후 공기업에 대한 전면적인 압수를 단행했다. 국영항공사인 태국항공, 석유회사인 PTT PLC 등이 그 대상이었다.

일부 공기업 사장들의 사퇴도 이어졌다. 보라비트 참피라타나 크룽타이은행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곧이어 PTT의 회장이 사임했다. 정부복권사무소 사무총장, 태국공항 사장도 쿠데타 이후 사퇴를 결정했다.

태국 공기업들은 금융기관부터 항공,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에 걸쳐 진출해있다. 전체 56개 기업들의 총 자산은 3600억달러에 달하고 1년 간 소비하는 예산은 정부기관의 지출보다 더 많다. 상장된 공기업들과 자회사들을 포함한 시가총액은 태국 주식시장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지난 10년 간 매출과 자산은 모두 세 배 가까이 성장했다.

태국 싱크탱크인 태국개발연구소 니폰 포아퐁사콘 이코노미스트는 “경제를 부흥시킬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논한다면 국영기업들은 정부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태국 군부는 이번 통제 조치에 대해 공기업 효율성 증대를 그 이유로 삼고 있다. 그러나 정계가 공기업을 통제하려는 이유는 다름아닌 공기업의 정부 프로젝트 수주와 이 과정에서의 이권행사가 가장 큰 목적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정부복권사무소의 경우 최근 몇 년 간 수 차례 수장이 바뀌었다.

매달 국가 복권사업을 진행하는 사무소는 2012년 순이익 27억바트(약 852억원), 연매출 610억바트(약 1조9251억원)의 대규모 기업이다. 수익의 대부분은 정부 기금 사업으로 나오며 특별 정부 프로젝트 명목으로 특별 복권을 더 찍을 수 있다.

정부 프로젝트와 긴밀히 연관된 이 사무소의 아타그릿 타레찻 사무총장은 쿠데타 이후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잉락 친나왓 전 총리가 임명했던 인사였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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