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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 위해 돈 버는 게 듀폰의 경영철학”
직원들 택시 안전띠 없으면 하차
모든 회의땐 안전사고 보고 먼저…전세계서 발생한 사고 이메일 공유

환경 · 윤리 · 인간존중과 함께…안전은 듀폰의 4대 핵심가치

 

서울시 강남구 듀폰코리아 본사에는 복도 곳곳에 볼록거울과 소화기, 손전등이 촘촘히 비치돼 있다. 사무실 안팎에서 밖이 잘 보이도록 유리문을 달았고, 모든 문은 반드시 자기 쪽으로 잡아당겨야 열 수 있다. 문턱도 아예 없앴다. 사소한 사고와 부상까지 미연에 방지하려는 노력이다.

지난 16일 헤럴드경제와 만난 듀폰코리아 임정택 대표는 “듀폰에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듀폰에 한국식 이름을 짓는다면 단연 ‘안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802년 설립된 듀폰은 프랑스 혁명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한 듀폰(du Pont) 가문이 세운 회사다. 우리나라에도 1977년에 진출, 인연의 세월이 무려 38년이다. 첫 사업이 화약이어서인지 듀폰의 ‘안전경영’도 212년째다.

듀폰코리아는 안전경영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환경과 윤리, 임정택 대표는 “인간존중과 함께 안전은 듀폰코리아가 가장 중시하는 4대 핵심가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듀폰코리아 직원들은 반드시 안전벨트가 있는 택시를 타야한다고 한다.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뒷좌석에 안전벨트가 없는 택시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 택시를 몇 대씩 잡더라도 안전벨트가 있는 앞좌석에 앉게 합니다”

모든 회의는 안전사고에 대한 보고가 선행된다. 전 세계 듀폰 지사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다음날 이메일을 통해 공유된다. 근무외 시간도 예외는 아니다. ‘술’이 동반되는 회식에서도 다른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최소 한 명은 반드시 금주를 해야 한다.

설비관리도 안전이 최우선이다. 안전에 미흡한 점이 발견되면 손실 여부를 떠나 즉시 공장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그래서 듀폰의 안전경영에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든다.

“듀폰은 더 안전하기 위해 돈을 법니다. 안전에 돈을 들이는 게 당연하죠. 더 높은 부가가치를 내는 신성장동력에 꾸준히 도전하는 이유도 안전에 쓰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죠”

듀폰은 1990년대 말 석유업체 ‘코노코’를 매각했다. 석유화학보다 생명공학과 식량, 바이오산업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세계적인 종자회사 파이오니어를 인수한 2003년에는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했던 섬유사업부까지 매각했다. 나일론을 발명해 전 세계 섬유시장을 주름 잡던 듀폰으로서는 획기적인 변화다.

“안주할 수 있지만 성장가능성이 없는 사업부는 과감히 정리합니다.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려는 것이지요”

한국과의 오랜 인연도 결국엔 안전, 그리고 안전을 위한 혁신 때문이다.

“한국은 매우 역동적이고 혁신적입니다. 늘 새로운 소재 찾고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듀폰코리아는 올해 울산ㆍ구미공장에서만 6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보다 약 10% 증가한 액수다. 2020년까지는 10억달러까지 키울 방침이다. 기술력을 앞세운 소재부문이 주력사업이다. 고열에 강한 자동차 경량화 소재, 고기능성 폴리머, 태양광 소재와 티타늄 다이옥사이드가 대표적이다. 바이오, 영양, 농업 부문 사업도 서서히 키워가고 있다.

듀폰코리아는 지난 2011년 경기도 분당 서현동에 이노베이션센터를 열고 한국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듀폰 해외지사 중 가장 처음 문을 연 이노베이션 센터다.

코트라(KOTRA)는 “전자 및 자동차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계적 경쟁력은 듀폰 같은 혁신적 소재기업이 투자를 확대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 산업이 한단계 도약하는데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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