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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새 경제팀 리더십 갖도록 권한과 책임 대폭 줘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에 거는 시장의 기대가 크다. 지난 주말 기자들과 만난 최 후보자의 언급은 이같은 기대감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는 “한여름 옷을 한겨울에 입고 있는 격” 이라며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 의지를 내비쳤다. LTV와 DTI는 부동산 규제의 상징이나 마찬가지다. 노무현 정부 시절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도입한 대표적 부동산 규제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딴판이다. 시장은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어 거래조차 거의 없다. 그야말로 시장은 한겨울인데 제도는 한 여름이다. 이런 상태에서 경기가 살아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제도는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상환 능력이 있는 실수요자에게는 대출 여력을 늘려주는 게 맞다.

그동안 LTV와 DTI에 손을 대지 못했던 것은 1000조원이 넘어선 가계부채가 더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연관성이 없지는 않으나 한 묶음으로 볼 일은 아니다. 가계부채는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 돈 줄을 잡는다고 가계 부채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위험 수위에 이른 가계부채는 부동산 시장이 자연스럽고 활발하게 돌아가야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최경환 경제팀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목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정책은 엇박자의 연속이었다. 시장을 활성화한다며 지난해 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취득세 영구인하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런데 불과 두 달 만에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방안이 나오는 바람에 겨우 꿈틀대기 시작한 시장이 도로 얼어붙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그 여파는 아직도 진행중이어서 지난달만 해도 부동산 거래가 전년동기 대비 13%나 줄고, 주춤하던 전세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

최경환 경제팀 앞에 놓인 대내외 여건은 여전히 엄중하다. 안으로는 세월호 참극과 이로 인한 내수 부진 등으로 성장 목표 달성이 쉽지않은 상태다. 공기업 개혁도 시급하다. 바깥 사정은 더 심각하다. 오죽하면 세계은행이 세계성장률 전망치를 0.4%P 하향조정했겠는가. 더욱이 이라크 내전으로 국제 원유시장이 요동을 치고 글로벌 금융이 휘청거릴 개연성도 높다. 확고한 경제 리더십으로 탄력적 정책 운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 내정자가 실질적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대폭 넘겨줘야 한다. 우리 경제의 진운이 최경환 경제팀에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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