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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 이삼식> 중동 물류 · 산업허브로 거듭나려는 쿠웨이트
세계 7위의 산유국인 쿠웨이트가 걸프전 영향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중동의 물류 중심 자리를 내준지 어언 20년. 이제 쿠웨이트는 중동 최고 열사의 땅이라는 사실 외에 달리 각인이 되는 이슈가 없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쿠웨이트에서 감지되는 일련의 변화가 이곳을 다시 걸프만 북부의 산업·물류 중심지로 재부상시킬지 주목된다.

쿠웨이트는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중 유일하게 민주주의 제도인 의회를 가지고 있어 국회의원의 입김이 세다. 국회는 수시로 국무총리와 고위 공무원의 부정부패, 지지부진한 행정 처리에 대한 관료들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종종 국무총리나 장관들의 해임건의안을 올리기도 한다. 이러한 정부ㆍ국회 간 알력은 특히 걸프전 이후 두드러져 1000억달러에 달하는 메가프로젝트의 추진이 지지부진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그러나 작년에 새로 바뀐 투표제도(1인 4인 투표제에서 1인 1인 투표제로 변경)로 친정부 성향 의원이 다수 입성하면서 정부ㆍ국회 알력은 상당히 완화된 양상이다. 이로 인해 그간 지연된 대형 프로젝트들이 물밀듯 실행되고 있다. 6개월 사이 우리에게 낭보를 전해 준 한국 5개 EPC기업의 70억달러 클린퓨얼프로젝트 수주, 현대중공업의 쿠웨이트 최초 민자 발전담수 프로젝트 수주, 현대건설의 36㎞ 자베르코즈웨이 교량 착공 등의 이면에는 이러한 정치적인 상황 변화가 숨은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이곳 건설사들은 이라크 바스라로의 출장을 눈에 띄게 늘리고 있다. 더불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완화가 기대되면서 이란 시장과 인접한 쿠웨이트는 사우디와 인접한 남부 중심 개발에서 신흥시장인 걸프만 북부를 전략적으로 개발할 필요성이 많다. 총 3기 공정 중 올해 초 1기 공사를 완료한 부비얀 신항만 건설 역시 걸프만 북부의 산업·물류 요충지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쿠웨이트가 중동의 맹주로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개발보다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시급해 보인다. 2013년 세계은행 발표에 따르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104위), 2013년 세계경제포럼(WEF) 발표 기준 교육시스템의 질(106위), 정책투명성(113위), 외국인투자유치 및 관리(144위) 등 후진적인 시스템에 대해 쿠웨이트 자국민 사이에서도 강한 자괴감을 느끼는 실정이다.

하지만 쿠웨이트 정부가 추진하는 몇 가지 노력들이 금년 중에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올해는 각종 제도 혁신에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외국인 노동자의 비자 발급을 위해서는 스폰서가 필요한 현 비자발급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외국인고용노동청을 따로 설립했다. 기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외국인투자 규제 위주의 부서를 유치 조직으로 개편하고 일부 산업을 제외한 모든 산업에 100% 외국인지분을 인정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지원 전담기구 설립 및 70억 달러 규모의 펀드 조성도 연내 완료될 전망이다.

중동의 물류, 산업 허브로 재도약하고자 하는 쿠웨이트의 여러 노력들이 이제는 종전처럼 정치권 알력 때문에 과거로 회귀하는 일이 없기를 기대해 본다.

이삼식 코트라 쿠웨이트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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