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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부특수강 놓고…‘의욕충만’ 세아 · ‘몸푸는’ 현대 · ‘관망’ 포스코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동부인천스틸(동부제철 인천공장)이 상반기 철강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다면 하반기에는 동부특수강이 업계의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특수강 시장 2위 기업인 동부특수강이 인수합병(M&A)매물로 시장에 나오면서 인수를 두고 업계의 신경전은 이미 시작된 상황이다. 동부인천스틸이 매물 가치 저평가로 인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동부특수강은 매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알짜 업체라 인수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부특수강을 1100억원에 인수한 산업은행 사모펀드(PE)부는 금명간 재매각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동부특수강은 자동차용 부품 소재로 사용되는 특수강을 전문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해 매출 4064억원, 영업이익 19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133%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뚜렷하다. 

매력적인 매물에 철강업계는 벌써부터 들썩인다. 일단 국내 특수강 시장의 40%를 점유하며 1위를 지키고 있는 세아그룹은 동부특수강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다.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동부특수강 인수는 불가피한 일이라는 게 그룹 내부의 중론이다.

인수 의사도 구체적으로 밝힌 상태다. 세아그룹 3세인 이태성 세아베스틸 상무는 지난 9일 철의날 기념식에서 “동부특수강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직접 밝혔다. 이승휘 세아베스틸 부회장도 당일 기자와 만나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인수를 위한)자금 여력도 충분하다고 보인다. 관건은 가격인데, 현재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수강 사업 확대 의사를 밝히며 출사표를 던진 현대제철도 동부특수강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단은 시장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몸을 낮춘 상태지만 인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추고 있는 상태다.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된 것은 없다”면서도 “현재 보고있는 중”이라고 신중하게 의사를 밝혔다. 우유철 현대제철 사장은 조금 더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우 사장은 “비즈니스의 향방은 알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경영진이 인수합병에 이정도 의사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항만 등이 처음 매물로 나왔을 당시 포스코와 함께 현대제철의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현대제철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하는 등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동부특수강을 두고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현재 당진제철소 내에 특수강 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할 경우 특수강선재 분야에서 수직계열화를 이루며 일관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인수 참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세아그룹과 현대제철의 2파전 양상으로 일단 전개되고 있지만 철강업계 내부에서는 포스코의 행보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포스코가 현재 동부패키지(동부제철인천공장, 동부발전당진)와 동양파워 인수 등 굵직한 M&A 이슈의 중심에 있다보니 동부특수강에 대해서는 관망하는 모양새지만 포스코가 동부특수강에 납품해 온 선재가 상당 규모여서 경쟁업체로 넘어가는 것을 두고만 보진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동부특수강에 공급하는 선재 규모가 연간 50만t 수준이다. 경쟁사인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게 되면 포스코는 최대 납품처를 잃을 수도 있게 되는 상황이다. 직접 인수하진 않아도 그냥 보고만 있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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