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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출근길 지하철서 “대~한민국”…직장인 알람은 ‘새벽 4시’
해가 뜨면 축구공도 뜬다…미리 본 월드컵 응원 풍경
오전 7시 러시아와 조별리그 첫경기
DMB시청 위해 승용차 대신 지하철…여기저기서 시민들 탄성소리 가득
얼리버드 실속파들 일찌감치 꿈나라…일부는 월차내고 밤새 응원대기도


# 6월 18일 오전 6시 회사원 김민국(30ㆍ가명) 씨는 평소 기상시간보다 1시간 빨리 눈을 떴다. 한 시간 후인 오전 7시에 브라질월드컵 한국-러시아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일어나자마자 월드컵을 앞두고 장만한 최신형 50인치 텔레비전을 켜고 출근 준비를 했다. 잠시후 경기는 시작했고 전반전만 집에서 시청한 뒤 회사로 향했다. 그는 평소 자가용을 몰고 출근하지만 오늘은 지하철을 탔다. 스마트폰으로 후반전 중계를 보기 위해서다. 지하철에서는 모든 시민들이 스마트폰으로 경기 중계를 보고 있다. 전철안은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옆 칸에선 ‘대~한민국’을 외치는 일부 시민의 목소리도 들렸다.

# 열혈 여성 축구팬이자 회사원인 이보영(28ㆍ가명) 씨는 6월 18일 새벽 5시께 서울 삼성역 사거리 영동대로 거리응원지로 향했다. 그는 전날 퇴근 후 집으로 가지 않고, 여자 동료들과 회사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밤 11시부터 일찍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한 후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응원지로 나왔다. 축구 경기 직전 이 씨는 동료들과 2만원씩 걸고 승부예측 내기를 했다. 오전 7시 한국-러시아 경기가 시작하자 거리응원지에는 ‘대~한민국’을 외치는 함성으로 가득찼다. 이날 8시50분께까지 신나게 대표팀을 응원한 뒤 이 씨는 인근 도보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회사로 곧장 뛰어갔다. 숨을 헐떡거리며 오전 9시 정각에 가까스로 도착해 지각은 면했다. 업무시간 중간에는 동료들이 삼삼오오 모여 축구얘기를 했다. 새벽부터 응원을 한 탓에 점심 식사 후에는 졸음이 쏟아졌다. 이 씨는 졸린 눈을 비비며 간간히 스마트폰으로 월드컵 관련 기사를 확인했다.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축구팬들이 고민에 빠졌다. 월드컵 경기 대부분이 새벽에 열리는 만큼 회사원들은 대표팀 응원을 펼치기 위한 다양한 묘안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는 지하철 DMB 응원을 준비했고, 밤새우고 출근한 회사원은 졸음을 쫓으며 일 할것으로 보인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2014 브라질월드컵 경기을 보기 위해 축구팬들이 고민에 빠졌다. 이번 월드컵 경기 대부분이 한국 시간으로 새벽에 열리는 만큼 회사원들은 한국 대표팀 응원을 펼치기 위한 다양한 묘안을 쏟아내고 있다.

열혈 직장인들은 거리응원장이나 호프집 등에서 밤을 새우다 경기를 본 뒤 출근할 계획이다. 회사원 박모(28) 씨는 “퇴근 후 친구들과 술을 먹다가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가서 응원한 뒤 양복으로 갈아입고 회사로 출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어 수면을 충분히 취한 뒤 경기를 지켜보며 한국팀을 응원하겠다는 직장인도 많다.


신모(25ㆍ여) 씨는 “다음날 일과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저녁 8~9시에 잠자리에 들었다가 경기시간 10분 전에 일어나 새벽 경기를 본 뒤 출근하겠다”고 했다.

일부 회사원은 아예 회사 옆 호텔 등 숙박업소를 예약해 놓고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원 권모(29) 씨는 “여럿이 호텔에서 경기를 보면 재미도 있고 편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어 회사 근처에 방을 잡아놓고 모여서 경기를 볼 것”이라고 전했다.

회사원 김모(30) 씨는 “회사 근처 찜질방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대표팀 경기를 시청하기로 했다”며 “아침 식사도 근처에서 해결할 수 있고 출근 준비도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예 회사가 직원들의 출근시간을 늦추거나 마음 편히 축구를 보기 위해 월차를 쓰는 직장인도 있다. 열혈 축구팬인 손모(32) 씨는 한국-러시전이 열리는 18일 하루 월차를 내기로 했다. 집에서 마음 놓고 한국팀을 응원하고 나서 하루를 푹 쉬겠다는 생각이다.


일부 벤처기업은 출근 시간을 조정해 직원들이 새벽 길거리 응원 등에 참가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무가 밀려있거나 출근 부담이 큰 일부 회사원들은 거리응원은 커녕 집에서조차 경기를 시청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국 대표팀의 경기 응원전이 새벽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안전사고 발생도 우려된다. 경찰 관계자는 “대표팀 경기가 진행되는 새벽에 많은 응원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각종 안전사고나 범죄 발생 등에 대비해 경비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상식·배두헌 기자/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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