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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액과외 구한다더니…‘보이스피싱 알바’ 늪에 빠진 젊은이들
[헤럴드경제=서지혜ㆍ박준규 기자]취업난에 허덕이는 2030 청년들이 대형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기에 수백만원의 돈을 벌 수 있는 데다 범죄로 인식되지 않아 쉽게 빠지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중국에 총책을 둔 한 보이스피싱 조직읜 인출책 이모(30) 씨를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에서 지난 10일 검거했다. 이 씨는 통장 모집책이 오토바이 퀵서비스 기사를 통해 보낸 대포통장 입출금 카드를 불광역 인근에서 건네받은 뒤 연신내역 인근 은행에서 계좌이체하다 현장에서 잠복하던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이 씨는 지난달 인터넷 채용정보사이트 ‘알바몬’에서 고액과외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아르바이트에 지원했다. 하지만 고액과외 알바는 사실 보이스피싱 조직이 인출책을 모집하기 위해 올린 위장 글이었고, 이 씨는 한달에 400만원 가량을 지급한다는 제안을 듣고 보이스피싱에 가담했다. 


최근 이처럼 단기알바를 모집한다며 20대, 30대 젊은이들을 모아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이 군 입대를 앞두고 용돈을 벌려는 20대 초반 젊은이들에게 인출 및 송금을 지시하고 송금 금액의 1.5%를 수수료로 지급해 정모(19) 씨 등 8명이 구속된 바 있으며, 지난 1월에도 공익근무요원 유모(26) 씨 등 2명이 이틀간 110만원을 받고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로 체크카드 34개와 비밀번호를 받아 시중 은행에서 8000만원을 전달한 바 있다. 알바몬 등 대형 아르바이트 사이트가 이런 범죄에 활용되기 때문에 일부 사이트 운영진은 키워드 필터링 작업을 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완전한 선차단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인출책의 경우 단순히 돈만 건네면 되기 때문에 범죄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젊은이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중국에서 머물고 있는 총책을 찾기 위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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