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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 맥주 종가 산미구엘, ‘맥주’ 대신 손댄 신사업은?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필리핀 맥주 종가 ‘산미구엘’이 거대 복합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맥주 지존으로 군림하던 산미구엘은 맥주 사업이 주춤하자 고속도로와 공항 등 사회기반산업(인프라)에 집중투자했다.

산미구엘의 라몬 앙(사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0일 주주 총회에서 “인프라 사업 매출이 올해 20%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인프라 정비와 같은 장기적인 전략이 필리핀 경제를 지탱한다”며 “투자하면 할수록 우리 경쟁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 맥주 신화’인 산미구엘은 1890년 설립됐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 회사로 필리핀 시장 점유율이 95%에 달한다. 


그러나 맥주사업이 예전만 하지 않자 앙 회장은 인프라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했다. 2002년 수장인 된 앙 회장은 회사의 명운을 걸고 2009년 맥주 자회사 지분 48%를 단계적으로 일본의 기린맥주에 매각했다.

그는 매각 자금을 재원으로 정유ㆍ전력ㆍ항공 등 인프라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전력과 석유 등 인프라 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했다. 작년 연간 매출은 페소화 가치 하락과 유가 불안 속에서도 전년대비 7% 증가한 7480억페소(17조4000억원)에 달했다.

앙 회장은 주총에서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늘었다”며 “올해도 견조한 성장 궤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인프라가 미미한 필리핀에서 (인프라) 사업 기회는 크고, 경제가 성장하면 맥주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현재 산미구엘이 주력하고 있는 것은 총사업비 97억달러(약 10조원)가 투입된 국제공항(조감도 사진) 건설이다. 신공항에는 3000m가 넘는 활주로 4개와 저가항공사(LCC) 전용 터미널, 기차역이 들어선다.

연간 예상 이용객은 7500만명으로, 이웃나라 홍콩과 싱가포르 국제공항 이용객 5000만명보다 많다.

그동안 앙 회장은 해외 관광객 유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필리핀은 인구가 1억 명인데 반해 외국 관광객은 연간 400만 명 수준”이라며 이웃국가인 말레이시아는 1800만명, 태국은 1500만명 임을 상기시켰다. 


그는 “인프라 산업에 더 투자해서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국제공항과 항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산미구엘 앞에 놓인 장애물도 만만치 않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프라 산업은 정권이 바뀌면 흔들릴 수 있고, 필리핀 최대 재벌인 아얄라 그룹도 인프라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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