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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축제 분위기…먹자골목 썰렁
맥주 6월 판매량 평년수준 그칠 듯…치킨업계도 매출부진 우려에 울상

대한민국 월드컵 특수가 실종됐다.

브라질 월드컵이 이틀 앞으로 성큼 다가왔지만 유통매장이나 외식업소엔 월드컵 열기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냉랭하다. 문제는 이같은 분위기가 월드컵이 끝나는 7월 중순까지 지속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맥주업계와 외식업계 등은 ‘치맥응원’으로 통하는 월드컵 특수는 없다며 일찌감치 두손을 놓은 상태다.

유통업체와 통신업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의 축구경기가 대부분 아침 출근시간에 집중되면서 월드컵 붐을 조성할 만한 TV중계나 단체응원 등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맥주업계는 브라질 월드컵 캐릭터가 새겨진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고 TV광고를 집중하는 등 월드컵 마케팅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특수를 기대하기엔 역부족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하이트맥주는 브라질 월드컵 시즌인 6월 한달간 맥주 판매량이 전년동기와 비슷한 750만상자(1상자 500㎖ 20병)에 그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오비맥주도 판매목표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잡았다. 최근 클라우드를 앞세워 맥주시장에 뛰어든 롯데주류도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지 않고 있다. 최고 16%의 판매신장률을 기록했던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니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맥주브랜드팀 팀장은 “경기시간이 아침 출근시간대와 겹치기 때문에 4년전 남아공 월드컵 때처럼 맥주 및 요식업소를 무대로 한 월드컵 마케팅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브라질 월드컵 기간중 맥주 판매량은 월드컵 특수 없이 평년 수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치맥(치킨과 맥주)가 응원 단골 메뉴로 떠오르면서 그동안 ‘월드컵 특수’를 누렸던 치킨업계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엔 매출 부진을 우려하는 등 울상이다. 이들은 월드컵 특수를 기대할 수 없지만 ‘치맥 응원’ 수요를 집중 공략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편 통신사들도 과거 월드컵과 달리 서울광장 붉은악마 응원 지원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SK텔레콤과 KT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매 월드컵 마다 광장응원을 주도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2002년에는 거리응원 후원을 놓고 서울광장을 선점한 SK텔레콤과 붉은악마 후원사인 KT가 법정 다툼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역시 SK텔레콤은 싸이와 김장훈 응원가로, KT는 축구협회 공식 후원사로 응원단을 파견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올해 브라질 월드컵은 양사 모두 조용한 마케팅을 표방하고 있다. 새벽 경기 시간, 세월호 여파 등이 이유다. 사실상 월드컵 마케팅은 없다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SK텔레콤은 올해 초 월드컵 마케팅 위해 복수 관련 업체들로부터 PT받았다. 또 사내 아이디어도 공모했지만 마땅한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출근 앞둔 새벽에 서울광장에 사람 모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KT도 시내 주요 지역에 LTE와 와이파이 이용한 실시간 스마트폰 중계 전송을 검토했다. 하지만 이 또한 새벽이라는 한계로 효과는 호응은 미지수라며 큰 기대는 걸고 있지 않다.

최남주·최정호·오연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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