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민들의 안전운전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다음달까지 불필요한 신호등 5600여개를 없애기로 했다.

시는 신호등을 도로 여건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신호등 줄이기 사업’을 다음달까지 완료한다고 11일 밝혔다.

기존 서울시내 도로의 신호등은 전구를 사용해 기상상황에 따라 눈에 쉽게 띄지 않는 경우도 있고 수명도 짧아 전구 고장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같은 자리에 최소 2개 이상 설치됐다.

하지만 2010년 시내 모든 신호등이 기존의 백열등과 비교해 수명이 7배 오래가는 LED형으로 바뀌면서 한 도로에 여러 대의 신호등을 설치할 필요가 사라졌다.

이에따라 시는 지난해 9월 종로 일대에 있는 489개 신호등 중 30개를 제거했고 지난달부터 조정 대상을 시내 전체 신호등으로 확대했다.

신호등 2대가 설치돼 있는 편도 3차로 이하 도로에는 신호등 1대만 설치되고, 편도 4차로 도로는 3대에서 2대로 신호등이 줄어든다. 교차로의 경우 2차로는 1대, 3차로는 2대, 4차로는 3대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서울 신호등 수는 5만6833개에서 5만1166개로 감소하게 된다. 시는 아울러 신호기를 신설하거나 이전할 때는 교차로 진입 전에 신호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위치를 ‘교차로 건너편’에서 ‘교차로 진입 전’으로 조정한다.

시는 신호등 감소로 연간 21억원의 비용이 줄 것으로 예상했다. 철거된 신호등은 보수가 필요한 교차로, 뒷길 등에서 재사용된다.

강진동 서울시 교통운영과장은 “신호등이 6000여개 줄면 2581가구가 1년 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 645만Kwh를 절약할 수 있다”며 “신호등 위치 조정으로 교차로 꼬리물기를 근절하고 보행자 안전사고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