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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친환경 바람 탄 팜유
과자 · 치약등 사용 광범위…공급가 상승 가능성 커져


라면을 튀기는 데 쓰이는 팜유가 ‘친환경’ 바람에 지속적인 가격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팜유 공급사 뿐 아니라 가공업체까지 속속 친환경적인 팜유만을 쓰겠다고 선언하면서, 공급가가 오를 여지가 커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농산물 상품 거래자와 소비자간에 환경 친화적인 상품을 쓰기로 약속하면서, 팜유 시장이 일대 변혁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팜유는 오레오쿠키, 콜게이트 치약에 이르기까지 생활 속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식물성 기름이다. 그런데 원료인 종려나무 열매를 얻기 위해 무리한 삼림 벌채, 멸종위기 동물 위협, 원주민 인권 침해 같은 논란이 끊이지 않아왔다.

세계 최대 팜유 업체인 싱가포르 윌마는 이같은 논란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삼림을 파괴하지 않은 팜유만 쓰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싱가포르의 또 다른 거래사 골든 애그리가 올 2월에 친환경 선언 대열에 합류했다. 초콜릿 제조사 캐드버리를 자회사로 둔 식품업체 몬델레즈는 2015년 말까지 팜유 공급사에게 생산자 추적 시스템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이런 업체에게 공급 우선권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6개월 사이 이처럼 삼림 친화적 팜유를 쓰겠다는 선언에 프록터앤갬블(P&G), 마스, 유니레버, 켈로그 등이 가세했다.

하지만 이같은 공급망 변화가 소비자에게 가격 상승의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한 상품 거래업체 이사는 FT에 “거대 브랜드들이 팜유 공급업체에게 돈을 더 지불하지 않고 추적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밀어붙일 수는 없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진정성도 의문시되고 있다. 환경단체의 비난 여론을 의식해 마케팅 전략 상 친환경 정책을 공표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친환경팜유생산을위한협의회(RSPO)로부터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은 팜유는 2013년 820만 톤으로 전체 공급의 15%에 달하며, 2년전인 2011년(480만톤, 10%)에 비해 분명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에 따르면 실제 이같은 ‘프리미엄’급 팜유의 판매는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FT는 “100% 친환경 팜유만 쓰겠다고 한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팜유를 쓰고 있을 수도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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