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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승희ㆍ정진영 기자의 채널고정> 日 예능, 1부는 ‘러브라인’ 급급ㆍ2부는 ‘한 방’ 시급
MBC ‘일밤’(닐슨코리아 10.3%ㆍTNmS 9.4%)

▶ 1부 ‘아빠!어디가?2’ 9.7%

고승희= ‘세윤아! 어디가?’★★☆
정진영= 순수한 어린이들에 순수하지 못한 어른들 ★★☆

▶2부 ‘진짜 사나이’ 12.1%

고승희= 리얼과 예능 사이에서 갈팡질팡 ★★☆
정진영= 현실은 시궁창인데 ★★


SBS ‘일요일이 좋다’(닐슨코리아 8.8%, TNmS 9.3%)

▶ 1부 ‘룸메이트’ 5.5%

고승희= 2000년대 초반 해외 리얼리티물을 보는 듯한 작위적인 연출 ☆
정진영= 이건 ‘짝’도 아니고 ‘우결’도 아녀 ☆

▶ 2부 ‘런닝맨’ 12.8%

고승희= 시급한 한 방 ★★★
정진영= 왜 게스트만 뛰는 것 같은 느낌이 들까 ★★☆ 


KBS2 ‘해피선데이’(닐슨코리아 8.2%, TNmS 8.4%)

▶ 1부 ‘슈퍼맨이 돌아왔다’ 9.0%

고승희= 시간 늘리기 좋은 예능의 폐해 ★★
정진영= 사랑이의 귀여움에만 기댔다간 훅 간다 ★★☆

▶ 2부 ‘1박2일 시즌3’ 8.0%

고승희= 의리로 보다가 한 눈 팔기 십상 ★★☆
정진영= 빨리 메인MC가 자리를 잡아야 할 텐데 ★★★ 

<닐슨코리아ㆍTNmS 집계, 6월8일 기준>


지상파 방송3사의 일요일은 여전히 뜨겁다. 시청률이 곧 대세인 주말 저녁, 저마다 ‘간판’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전략엔 온갖 꼼수가 난무한다. 막대한 물량 공세, 초호화 게스트는 기본이다. ‘어마무시’한 방송 시간 늘리기도 필수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방불케하는 치열한 시청률 전쟁의 이유는 시간과 요일이 주는 의미에 있다. 프로그램 전후로 붙는 광고를 포함해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무려 4시간으로 늘어난 이 시간대는 2편의 예능을 이어붙인 ‘남아도는 자리’가 아니라, 각 방송사의 현 위치와 역량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시금석이다. 방송사의 주수입원인 광고매출과도 직결하는 자리다. PD의 입지도 단적으로 설명된다. 지상파 방송사의 주말예능 PD는 “일요일 저녁예능을 맡으면 그 방송사의 간판PD가 된다”고 말했을 정도다.

지난 8일 기준, 3사의 순위는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다. MBC ‘일밤-아빠!어디가?2, 진짜 사나이’는 10.3%(닐슨코리아 기준)로 1위에 오르며 경쟁작을 2% 격차로 따돌렸다. TNmS의 집계에선 더 한 접전이 펼쳐졌다. ‘일밤’이 9.4%,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런닝맨’이 9.3%,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2일’이 8.4%였다. 다음주가 되면 순위는 뒤집힐 가능성이 충분하단 얘기다. 


숫자 경쟁이 만들어낸 결과물의 현재 상황엔 마냥 박수만 쳐줄 순 없다. 함포사격형 편성 전략이 유효한 상황에서, 무작정 늘린 시간을 채우자니 완성도는 날이 갈수록 떨어진다. ‘시간 늘리기’의 적임자는 1부에 포진한 ‘관찰예능’의 몫이다.

두 편의 육아예능 중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출발부터 ‘아류’라는 ‘주홍글씨’가 찍혔다. 하지만 추성훈의 딸 사랑이를 비롯한 연령별 어린이들의 사랑스러움에 어른들도 감탄했다. ‘아빠!어디가?2’ 윤후의 뒤를 잇는 ‘국민어린이’ 추사랑은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수확이었고, 쌍둥이(이휘재 아들)가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시청자들에겐 간접체험의 기쁨이었다. 문제는 양적 팽창이 시작되자 프로그램은 지루해졌다는 점이다. 초호화 게스트는 더불어 늘었지만 프로그램 방문의 이유를 알 수 없었고, 가족들 각각의 분량도 들쑥날쑥해졌다. 인기 캐릭터에 편승한 모습도 한두 차례 비친 게 아니다. 새 멤버의 영입으로 꾀하고자 했던 반전은 ‘한국의 수리 크루즈’(정웅인 딸 정세윤)가 등장한 ‘아빠!어디가?2’에 가로막혔다. ‘슈퍼맨’에 찾아온 예기치 못했던 논란(김정태 선거유세)은 지금 출연자 하차로까지 이어졌다. 반면 ‘아빠! 어디가?2’는 ‘신의 캐스팅’ 덕분에 활기를 찾았다. 아빠와 아이의 관계를 넘어 아이와 아이들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며 기존의 ‘육아예능’과는 차별화된 원조의 장점이 묻어났다. 다만 두 프로그램에선 어린이가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썸남썸녀’ 트렌드를 어른들의 시각으로 반영했다는 데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슈퍼맨’에선 사랑이와 아이들의 관계를 자막을 통해 노골적으로 비추고, ‘아빠!어디가?’에선 세윤이를 향해 대동단결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어른들 멋대로 ‘로맨스’로 해석하는 의도적인 접근이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일요예능 중 ‘러브라인’ 만들기의 끝판왕은 ‘룸메이트’다. 11명의 스타들이 한 집에서 살아가는 ‘홈 셰어’를 콘셉트로 한 이 프로그램은 워낙에 많은 인물이 주인공인 탓에 산만함의 연속이다. 심지어 제작진은 뻔한디 뻔한 러브라인 구축으로 ‘짝짓기 예능’만도 못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구성원들의 ‘몰래카메라’마저 ‘러브라인’ 안에서 태어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빚어진다. 의도가 뻔히 들여다보이는 작위적인 연출은 1인가구가 늘어나는 ‘외로운 시대’의 가족만들기라는 의미를 담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시청자 사이에선 ‘럭셔리 하우스 체험예능’이라는 조소마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이후 화제성은 1등이다. 이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자는 누가 될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2부로 넘어가면 장수예능이 자리를 지킨다. ‘1박2일’과 ‘런닝맨’의 장점은 ‘꾸준함’에 있지만, 단점은 강력한 ‘한 방’의 부재다.


심기일전한 ‘1박2일 시즌3’은 시즌1을 함께 했던 신입 PD(유호진)의 영입으로 활기를 찾았다. 따뜻한 감성여행과 시간을 되짚는 추억여행은 매번 호평이나, 익숙한 포맷인 탓에 식상하다는 반응도 따라온다.‘1박2일’은 그들의 정체성과 뿌리를 자긍심으로 삼지만, 초심이 의미로는 이어져도 장기적인 재미를 담보하진 않는다. 캐릭터든 게임이든 시즌3만의 자체경쟁력이 필요해 보인다.

‘런닝맨’은 매회 특집을 방불케 하는 새로운 게임 아이템이 등장한다. 한결같은 포맷 위에 올려놓는 기발한 아이템을 보자면, 제작진의 노력이 눈물 겨울 정도다. 하지만 트렌드는 변한다. ‘런닝맨’은 결국 ‘1박2일’처럼 그들의 정체성을 살렸을 때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는다. 때문에 게스트 의존도가 높아지는 ‘달리기’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진짜 사나이’는 지난해 군대예능 돌풍의 주역이 된 이후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최근 대한민국 현역 장병 출신들에게선 괴리감만 커진다는 반응이 유독 늘었다. 2년의 시간을 공유하자는 남자예능은 별안간 리얼과 예능 사이에서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고승희ㆍ정진영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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