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가 유난히 길었던 싸이의 신곡 ‘Hangover’(행오버)가 9일 공개되면서 다시 싸이 신드롬이 일지 관심사다. 특히 이번 신곡은 싸이를 글로벌 스타로 단번에 끌어올린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조회수 20억뷰를 돌파한 직후에 나온 터라 더 시선이 모아졌다. 세계적인 힙합가수 스눕독과 협엽으로 이뤄진 이번 신곡은 기대가 컸던 만큼 공개 직후 반응이 엇갈린다.

’행오버‘는 음악적으로는 종래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을 잇는 클럽음악의 특성을 그대로 잇지만 ‘싸이다움’이 흐려졌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음악은 반복되는 리듬과 가사로 다소 지루하고 싸이 특유의 유머와 해학이 느껴지지 않아 대중의 반응은 좀 뜨악하다. 이는 멜로디가 약한 힙합과 랩의 장르적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여기에 싸이 특유의 다소 ’천박한‘ 목소리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스눕독과의 콜라보라지만 스눕독의 비중이 높아 정작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호해진 것이다.

싸이는 듣는 음악이 아니라 보는 음악이라는 점에서 뮤직비디오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이번 신곡의 뮤비는 ’행오버‘(숙취)라는 제목에 걸맞게 폭탄주와 노래방, 구토와 숙취해소를 위한 해장과 사우나 등 한국의 음주문화의 전모를 파노라마로 엮어냈다. 국내 팬들에게는 익숙한 좀 불편할 수 있는 장면이지만 외국인을 겨냥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보면 흥미로울 수는 있는 구성일 수 있다. 연주에 꽹과리, 징, 장구 등 한국의 전통악기를 도입한 것도 그런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외신의 반응에서도 확인된다. 프랑스 언론 르 파리지엔은 싸이의 신곡발표에 주목하며 ’행오버‘를 소개했지만 곡에 대한 평가없이 뮤직비디오의 주요 장면들을 조목조목 소개했다. 美 빌보드 역시 ’행오버‘ 뮤직비디오에 대해 “아주 재미있다”며 “도미노처럼 술잔 쓰러뜨리기, 와일드한 노래방, 당구장에서의 궁푸, 소용돌이치는 댄스비트, 그리고 스눕독이 있다”며 간략한 키워드로 정리했다. 


국내외 누리꾼의 반응도 엇갈렸다.“재미와 중독성, 두 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오버스런 뮤비,싸이를 ‘국제’란 말로 묶어둔 것 같다” “한국 유흥 문화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낳을까 우려된다” 등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싸이의 이번 신곡은 전적으로 싸이답지만 스스로를 넘어서지 못한 감이 있다. 그의 전매특허인 B급코미디를 만들었지만 자신안의 끼를 끌어내기 보다 외부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 자연스럽지 못하고 생동감이 부족한 느낌이다.

싸이의 지난 2년간 음악 활동은 2012년 싸이의 말대로 ’비정상적‘ 관심과 인기를 모은 ’강남스타일’이 평가의 잣대가 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클럽댄스음악과 B급정서, 소셜미디어가 만들어낸 불가사의한 기록은 넘어서기 어렵다. 싸이의 고민은 이제부터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