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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에서의 한국인 안전망, 강화하렵니다”
-필리핀 경찰, 한국인 사건 전담 ‘코리안데스크’ 10곳 추가 설치
-해외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 극성 시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1. 지난 4월 8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시내에서 납치됐던 유학생 A(여ㆍ21) 씨는 결국 36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필리핀 경찰은 필리핀인 납치범 가운데 1명을 체포해 이들의 은신처를 덮쳤으며 B 씨의 시신을 찾았다. B 씨는 지난 3월 마닐라 중심가에서 택시를 탄 뒤 연락이 끊겼었다. 이는 필리핀인에 의해 한국인이 납치ㆍ살해된 첫 사례였다.

#2. 지난 달 12일에도 필리핀에서 한국인 남성이 총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한국인 간 금전문제로 인한 청부살해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B(40) 씨 등 5명은 12일 오전 1시30분께 필리핀 마닐라 인근 파라냐케시 도로에서 C(31) 씨와 D(30) 씨를 납치한 뒤 이날 오전 5시30분쯤 카비테시 노상에서 내리게 한 뒤 총격을 가했다. 총격을 받고 C 씨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D 씨는 부상을 입었다.

이처럼 한국인 대상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필리핀에 한국인 관련 수사를 전담하는 ‘코리안데스크’가 10곳 추가 설치된다.

필리핀 경찰청 납치수사단 소속 굼반 레나토(Gumban Renatoㆍ54) 총경은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인터뷰를 갖고 “팡가시난, 세부, 보라카이, 메트로마닐라 시티 등 10곳에 코리안데스크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의 ‘한국인 보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 경찰은 코리안데스크가 신설된 지역에 한국어 실력을 갖춘 전담 경찰관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는 필리핀 내 한국인이 연루된 납치ㆍ살해 등 강력범죄가 잇따르는 데 따른 조치다.

필리핀에서 한국인 관련 범죄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필리핀 경찰청 내에만 코리안데스크가 설치돼 있고, 현지 경찰 4명과 한국 경찰 주재관 1명만이 파견근무 중이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9일 굼반 레나토(왼쪽) 필리핀 경찰청 형사국 납치전담수사국장(총경)과 헬렌 델라 크루스 필리핀 경찰청 범죄수사탐지단 코리안데스크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경찰청 제공]

필리핀은 지난해 말 기준 한국 교민 10만명이 살고 있으며, 매년 한국인 관광객 100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현지 치안상황은 불안한 상태다. 지난해 한국 교민 12명이 현지에서 피살됐으며 올해에도 모두 5명이 범죄에 연루돼 목숨을 잃었다. 굼반 총경은 “필리핀 경찰청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한국 대사관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고 있다”며 “코리안데스크를 추가 설치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굼반 총경은 최근 발생한 한국인 여대생 납치 살해사건의 필리핀 용의자를 체포한 인물로, 필리핀 경찰청에서 29년을 재직한 ‘수사통’이다.

굼반 총경은 아울러 “필리핀 경찰 뿐 아니라 한국 경찰 3명도 증원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강석 경찰청 외사국 국제협력계장은 이에 대해 “경찰 주재관 증원은 외교부와 안전행정부 등 관계당국과 협의하겠다”며 “코리안데스크에 차량유지비ㆍ수사비 등 예산 지원이 절실해 기획재정부도 내년도 예산 편성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굼반 총경 등은 오는 18일까지 열흘간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ㆍ서울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을 견학하고 순천향대학교 법과학 대학원에서 DNA 증거분석 강의를 듣는 등 한국의 치안시스템을 경험하게 된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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