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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김병권> 한국 청년에게 일본은 신흥시장이다?
격세지감이라고 할까. 얼마 전 코엑스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닛산, 덴츠, 마루베니 등 일본을 대표하는 50여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한국의 청년 인재들을 채용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것이다. 독일, 영국, 폴란드 등 유럽의 글로벌 기업 11개사와 해외진출 중인 한국기업들도 참가했다. 심각한 청년 취업난을 보여주듯 2000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찾아 채용 박람회장이 북적였다.

글로벌 인재 채용은 지금 세계적인 화두이다. 전 세계적으로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속에서도 글로벌 인재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일본도 이 문제에 대해 큰 고민에 빠져 있다. 해외직접투자 규모 세계 2위, 무역규모 세계 4위인 일본은 국가 전체로 볼 때 상당한 수준의 글로벌화에 도달해 있다. 그런데 많은 일본기업이 경영과제로 글로벌 인재의 부족을 꼽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히다치, 유니클로, 이온(AEON) 등 각 업계의 대표기업들이 외국인을 적극 채용하고 있으며, 외국인 유학생을 채용하는 곳들도 최근 3년 사이 3배나 증가했다.

일본인들의 ‘해외기피’ 경향은 갈수록 심각하다. 한 통계에 따르면 직위와 연령을 불문하고 일본 직장인의 2/3 이상이 해외 근무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대비 고등학생 이상의 해외유학 비율도 한국의 1/6~1/7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다.

많은 일본기업이 글로벌 인재로 한국 청년에 주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일본 기업인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 청년은 어떤 점이 매력적일까. 글로벌 DNA가 충만한 해외 지향성에 무엇보다 호감을 느낀다. 낯선 곳에 대한 동경과 도전정신에 높은 점수를 매긴다. 병역, 인턴, 단기 연수 등을 통해 다양한 조직 및 사회를 체험하는 점도 그렇다.

이번 채용박람회에서도 일본 기업의 채용담당자들은 “일본인 구직자에게 발견할 수 없는 도전적인 자세와 글로벌 감각에 매력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유럽 글로벌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준비가 잘돼 있는 글로벌 인재들을 한 자리에서 면접보고 채용까지 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며 내년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결과 70명 이상의 우리 청년이 일본 글로벌 기업에 입사할 전망이고, 유럽 글로벌 기업과 해외진출 중인 국내 기업에도 70여 명이 취업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글로벌 기업에 취업하려면 청년 인재들이 좀 더 준비해야 한다는 점도 당부하고 싶다. 일본 기업의 경우 우선 높은 수준의 일본어 구사력이 요구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를 이끌어 갈 간부 후보를 채용하는 것이므로 그 나라의 언어를 능숙히 할수 있어야 한다. 또 일본기업 입장에선 일본어를 잘하는 한국 인재가 아니라 글로벌 인재를 원한다. 따라서 양국 간의 가교 역할을 넘어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해외 지향성을 적극 어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본은 신흥시장이다”라고 말하면 대부분 의아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청년들의 해외취업 대상지로 볼 때, 일본은 기회가 많은 신흥시장임이 분명하다. 많은 청년 인재들이 일본 기업에 취업해 글로벌 인재로 활약하길 기대해 본다.

김병권 코트라 전략마케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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