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 포럼 - 김광태> 호국보훈의 깊은 뜻을 기리자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전국각지의 충혼탑, 충절비가 더욱 더 경건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우리나라가 지정학적인 이유로 수많은 외세침략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이어온 것은 옛 선조들과 선열들의 강한 호국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와 풍요는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의 결과임을 명심해야 한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헌신하신 선열들의 희생정신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며 후손들의 시대적 사명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요즘 우리세대에 통일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멀어져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히려 천안함 피폭과 연평도 해전, 근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과 개성공단 철수 등으로 북한과의 긴장감과 위기감만 증폭되고 있다.

이처럼 시대가 변화해도 국가의 안보는 변함없이 중요함을 인식, 확고한 안보관의 재정립이 긴요하다. 더불어 국가 희생자들에 대한 로마인과 미국인들의 호국보훈 정신을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로마인들은 공동체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거나 포로가 된 병사들을 망각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또 수십 년이 지나더라도 전쟁포로를 찾아 본국으로 귀환시키는 일을 국가의 의무라고 여겼다. 이처럼 조국을 위해 희생한 사람을 절대로 잊지 않는 전통은 로마사회의 강건함을 유지한 덕목이었으며, 지금까지도 미국 등 서방 선진국에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미국은 자국 포로나 실종자의 유해를 찾아올 수 있다면 지구 끝까지라도 가는 노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유해확인센터에는 인류학자와 치의학 전문가, 부검의를 포함해 200여 명에 이르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체계적으로 유해 발굴 및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런 작업 결과 1941년 일본군의 진주만공습 때 사망했던 미군의 유해가 60년이 지난 후 신원이 밝혀지기도 했고, 한국전쟁 당시 실종됐던 미군의 유해를 찾기 위해 북한에서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심지어 베트남전쟁에서 전사한 국군 장교의 유해가 우리나라로 인도되는 경우도 있었다. 유해확인센터 건물에는 “우리는 당신들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크게 대비된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라는 명분 하에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에 대한 의무감이 희박하다. 베트남 전쟁에서 전사한 사람의 유해는 사실상 방치된 상태고, 심지어 한국전쟁 때 포로가 된 국군병사의 귀환문제도 무성의하다. 전사자의 유해를 적극적으로 찾기는 고사하고 살아 있는 포로에 대해서 조차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국가가 건전하게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Freedom is not free’라는 말처럼 자유는 그냥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 희생했던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 없이 나라의 번영이 지속되기는 어렵다. 공동체와 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희생자에 대한 인정과 충분한 보상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다시 한 번 되새기는 호국보훈의 달 6월이 되었으면 한다.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