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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 박민준> 인도, 문제는 제조업이다
지난해 많은 우려를 자아냈던 인도 경제가 부활하고 있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경상수지 적자도 매우 양호한 수준으로 개선됐다. 루피화는 작년 하반기 이후 달러당 61~62루피 선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도 제조업의 침체가 인도 경제의 아킬레스 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월말 상반기 정부 예산안을 발표하던 치담바람 재무장관은 연설 도중 ‘제조업’을 15차례나 언급했다. 최근 제조업 부문의 경기 침체와 투자 저조를 우려하는 맥락이다. 그는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물품세를 4~6%가량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2013~2014회계년도의 인도 경제성장률은 4.9%로 예상된다. 전년(4.5%)보다는 개선됐지만 제조업만 보면 전년 1.1% 성장했던 것이 2013~2014년에는 0.2% 성장으로 후퇴했다. 이것은 1999년 이후 제조업부문에서 나온 최악의 성적표다. 올 2월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3.7%나 감소했다. 인도의 제조업이 2005~ 2011년 기간 중 연평균 10% 성장했음을 감안하면 문제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제조업 부진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고금리에서 비롯된 내수 수요 감소다. 대부분의 제조 기업들이 수출보다는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데 인도의 기준금리는 8%에 달한다. 한편 루피화 약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입 원자재의 가격이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도 문제다. 또 다른 문제로는 해마다 불거지는 임금인상 요구를 들 수 있다. 인도 제조업부문 노동자들은 매년 상당한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데 때로는 2~8배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최근 도요타의 경우 임금인상 요구에 따른 노사갈등과 직장폐쇄로 상당한 손실을 겪기도 했다.

정부 규제도 인도 제조업 부진의 주요 원인이다. 인도 정부의 느린 의사결정과 부지확보와 관련된 복잡한 절차 때문에 상당수의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이 지연된 것이다. 제조업분야 신규 프로젝트수는 2008년에 비해 현재 70% 감소했다. 한편 전자ㆍIT등 일부 분야에서 완제품의 수입관세가 부품의 수입관세보다 낮아서 기업들이 현지 생산보다는 제품수입을 선호하는 것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정부의 과감한 개혁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정책의 투명성과 예측성을 강화하고, 인허가에 대해 빠른 의사결정을 해 줄 것과 몇 년째 도입이 지연되고 있는 GST(통합된 물품서비스세)의 빠른 도입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부품수입 관세는 낮추고 완제품 관세는 높이는 조치도 필요하다.

올해 치러진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가장 큰 이슈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꼽았으며, 주요 정당들은 제조업 육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치담바람 재무장관도 거래비용을 줄이고 수입원재료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방식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신정부는 제조업을 활성화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집권이 유력한 인도 국민당(BJP)은 3년내 연 8%성장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적시에 인허가를 완료하고 산업단지를 확장하며 신규투자를 유치하여 제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정부가 여러 경제주체의 신뢰를 얻어 투자와 소비를 확대시키고 제조업 분야의 부활을 이끌기를 기대한다.

박민준 코트라 첸나이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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