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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 남북의 현실 담은 건축, 베니스 황금사자상 수상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평양은 폭격으로 초토화됐고, 남한의 서울은 불도저로 파괴됐다. 북한은 백지상태의 도시에 주택, 공공기관, 기념비를 지으며 새로운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꿈꿨다. 남한은 국가 주도의 성장을 거치며 복잡한 대도시가 됐다.

이같은 남북의 현실을 담은 건축전이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 개막식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지난 1993년 세계적인 아티스트 백남준이 독일관 공동 대표로 참가해 황금사자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한국관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세계 3대 비엔날레로 꼽히며 홀수해에는 미술전, 짝수해에는 건축전이 열린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베니스)에서 열린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 개막식에서 분단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남북한의 건축 100년을 조망한 한국관이 65개 국가관 전시 가운데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한국관 전시작 중 하나인 안세권의 ‘청계천에서 보는 서울의 빛’(2004)


올해 한국관은 지난 100년간 남북한의 건축을 주제로 ‘한반도 오감도’(Crow‘s Eye View:The Korean Peninsula)라는 제목의 전시를 선보였다.

이상의 시 ‘오감도’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전체를 보는 조감도와 달리 남북 분단 체제의 건축은 일원적인 시각으로 이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전시는 ‘삶의 재건’(Reconstructing Life), ‘모뉴멘트’(Monumental State), ‘경계’(Borders), ‘유토피안 투어’(Utopian Tours)라는 소주제로 나뉘어 진행됐다.

지동석의 ‘5.1 경기장 건설(1988, 수묵화)

조민석 커미셔너가 전시를 이끌었으며 건축가와 도시계획가 뿐만 아니라 크리스 마커, 김기찬, 안세권 등 사진작가, 미술품 수집가, 화가, 디자이너, 비디오아티스트 등 29개 팀이 참여했다.

1993년 중국 베이징에서 고려그룹을 설립해 북한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 온 닉 보너의 컬렉션과 커미션 작품도 포함됐다. 

백두산건축연구원 소속 익명작가의 ‘실크 공동’(2011, 종이에 아크릴)

전시를 둘러본 해외 유명 인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총감독인 렘 쿨하스는 방대한 리서치에 감탄하며 다른 국가관 큐레이터들에게 한국관 전시를 꼭 보게 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미술계 파워 1위로 꼽히는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스위스관 커미셔너는 “최고의 전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백남준의 ‘무제’(1988, 프로젝트 DMZ, Storefront for art And Architecture, 뉴욕)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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