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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세월호 희생 故정차웅 군 짝사랑 여학생 사연, 노래로 만들어져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슬픈 첫사랑의 기억을 평생 안고 갈 여학생에게 약을 발라주고 싶었어요.”

세월호 참사로 숨진 안산 단원고 학생 고(故) 정차웅(18) 군을 짝사랑하는 여학생의 편지 사연<본지 4월 25일 기사>이 노래로 만들어졌다.

2인조 프로젝트 그룹 플레이트는 5일 본지와 통화에서 뒤늦게 짝사랑을 고백한 여학생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아 ‘말야…’라는 제목의 노래를 지난 4월 26일 만들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말야…’의 공연 영상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유튜브와 자신들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말야…’는 단편영화를 찍기도 하는 최휘영(36) 씨가 작곡하고 평범한 회사원이면서 음악 활동하는 병행하고 있는 박희종(34) 씨가 노랫말을 붙여 만든 발라드 곡이다.

최휘영 씨

세월호 참사가 터진 지 일주일 후인 지난 4월 26일 아침 박 씨는 최 씨로부터 온 카카오톡으로 여학생의 사연을 처음 접하게 됐다. 카카오톡에는 기사 링크와 함께 “너무 가슴이 아프다. 가사를 써줄 수 있겠느냐”는 최 씨의 말이 적혀 있었다. 어린 학생들의 참사를 마음 아파하던 박 씨는 1시간만에 가사를 써서 보냈다.

박 씨는 “짝사랑은 누구나 다 해보는 것이지만 짝사랑의 대상이 다른 행복한 인연을 만나 자신을 떠난 경우가 아니어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차웅 군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사연 속 여학생이 평생 이 상처와 기억을 안고 살겠구나 싶었어요.”

‘일 년 전부터였던 것 같아/자꾸 널 쳐다보게 된 것이/멀리서 그냥 보고만 있어도/마냥 좋았었던 시간도/그때 말을 했어야 한 걸까/너무 챙피했었지만/차라리 말이라도 했으면/이렇게 아프진 않았을까/사랑해 너를 사랑해 오래전부터 망설인 말이야/연습도 정말 많이 했단 말이야 이제 너에게 말할 수 있는데/만약에 듣고 있다면 대답은 안 해도 되니까 말야/그냥 널 볼 수만 있게 돌아오란 말이야’

박희종 씨
여학생 감성을 최대한 드러내기 위해 어린 객원 보컬 김수정(20ㆍ여) 씨가 노래를 불렀다. 박 씨는 “여학생의 얼굴을 알지 못하지만 꼭 이 노래를 듣고 아주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완성된 곡 ‘말야…’는 6분 30초가량으로 다소 긴 편이다. 박 씨는 이에 대해 “가사를 잘라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작곡한 형과도 이야기를 했는데 가사를 하나도 버리기 싫었다”며 “그 여학생을 위한 가사인데 빼고 줄이고 하는 작업이 왠지 마음 아파서 가사 한 줄까지 모두 노래로 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성신여대 앞 모 카페에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한 공연에서 ‘말야..’의 사연을 소개하고 노래를 처음 불렀다.

지난 3월 팀을 꾸린 이들은 이달 말쯤 2곡짜리 미니앨범과 디지털음원을 발매할 예정이다. 편곡 등 후반 작업으로 더 다듬은 ‘말야..’가 타이틀 곡이다.

박 씨는 “벌써 세월호 참사가 사람들 사이에서 흐릿해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말야..’를 만들게 된 건 어린 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참사를 꼭 잊지 말자는 뜻도 담겨 있다”고 했다.


앞서 4월 24일 세월호 참사로 숨진 학생들을 추모하는 안산 단원고 담벼락에는 친구들을 구하다가 숨진 정차웅 군을 짝사랑했던 한 여학생이 뒤늦게 마음을 고백하는 편지를 유리병에 붙여놔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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