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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유정복 · 부산 서병수…‘원조 친박’만 살아남았다
순도낮은 친박 정진석 등 눈물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란 의미에서 일명 ‘박(朴)의 남자’로 불리던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와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가 당초 고전할 것이란 예상을 딛고 새 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친박’의 위력을 다시금 입증했다. 반면 친박계로 분류됐지만 순도(?)가 뒤졌던 정진석 충남지사 후보와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는 석패해 ‘원조 친박’들과 희비가 엇갈렸다.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박 대통령이 2005년 한나라당 대표를 맡던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이 때부터 자타가 공인하는 ‘친박 중의 친박’으로 분류돼왔다. 박 대통령이 18대 대선에서 당선된 뒤에도 유 후보는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부위원장과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을 맡으면서 친박의 중심에 서 있었다. 특히 유 후보가 인천시장에 출마하자, 박 대통령은 “잘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덕담 이상의 지원이라는 견제의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이처럼 유 후보는 친박의 정점에 서 있었지만 선거운동 막바지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와 피 말리는 판세를 이어갔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안전에 대한 정부의 무능함이 발가벗겨지면서 유 후보의 안행부 장관 이력은 최대 리스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유 후보가 인천시장 자리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정치이력을 정면으로 관통하는 박심(朴心) 덕분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도 친박 핵심 인물로 평가돼 왔다. 박 대통령의 대학 1년 후배에다 대선 당시 선대위에서 당무조정본부장을 지내며 박 대통령 당선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또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 부산시장에 출마하려다 박 대통령의 부탁에 따라 뜻을 접고, 끝까지 곁을 지켜 끈끈한 연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새정치연합 김영춘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세를 불리면서 전례없이 야당에 부산시장을 내주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돌기도 했다. 그러나 서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확보한 우위를 끝까지 지켰다.

반면 상대적으로 친박의 한복판에서 벗어나 있던 정진석 충남지사 후보와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는 패배하며 분루를 삼켰다. 정 후보는 또 다른 박의 남자인 청와대 김기춘 실장의 사퇴를 주장해 선거 막판 새누리당으로부터 밉보였다는 후문이 따른다. 박 후보는 친박에 속했지만 유 후보와 서 후보만큼 박 대통령과의 연결고리가 약해 막판 역전을 만들어내기에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 따른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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