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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선거] 귀화 외국인ㆍ영주권자 한목소리 “소중한 한표 경험 정말 뿌듯”
[헤럴드경제=김기훈ㆍ박준규ㆍ배두헌 기자]이번 6ㆍ4 지방선거에서 귀화 외국인과 외국인 영주권자들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외국인도 영주권을 취득한 지 3년 이상이 되면 투표권을 가질 수 있도록 법이 개정돼 지난 2006년 지방선거부터 볼 수 있게 된 풍경이다.

대부분 외국인들은 7개의 투표지에 투표를 해야 하는 것에 ‘후보들은 많고 정보는 적어 헷갈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투표권을 부여받아 소중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 뿌듯했다고 입을 모았다.

베트남 출신 응웬 티 바이(29ㆍ여) 씨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한 읍사무소에서 4일 오전 일찍 투표권을 행사했다. 지난 2013년 7월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응웬 씨에게는 한국인으로서 첫 투표이자 전 생애를 통틀어서도 처음 경험한 선거였다.

응웬 씨는 “베트남에서는 지정된 사람들만 투표를 할 수 있어 아예 투표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베트남에서는 미처 몰랐는데 모두 선거에 대한 관심이 커서 민주주의에서 투표가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달았다”고 했다.

한편 영주권 취득 이후 3년이 지난 외국인들도 투표권을 행사했다. 중앙선관위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선거인명부에 따르면 외국인 유권자 수는 4만8426명으로, 지난 2010년 5회 지방선거(1만2899명)에 비해 네 배가량 증가했다.

코마쓰 요시타카(41ㆍ일본) 씨 역시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외국인 중 한 명이다. 한국인 아내를 만나 결혼한 후 2007년 영주권을 획득한 그는 “투표할 인물이 7명이나 돼 다소 혼란스러웠고 시ㆍ구의원은 정보가 많지 않아 선택이 어려웠다”면서도 “아들이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어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외국인들에게 제한적으로 선거권을 주기 전까지는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선거권이 생기면서 내 나라 같은 애착과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또 “일본은 아직 외국인 유권자를 위한 제도가 없는데, 한국의 제도가 부럽다”며 “아들을 위해 좀 더 좋은 환경,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선거에 참여했다”고 했다.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에 사는 모리야마 미즈에(45ㆍ여) 씨는 “일본에 비해 한국은 선거 열기가 뜨거운 것 같다”며 “일본에 있을 땐 정치에 무관심한 편이었는데 한국에 와서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초등학생 아이를 둔 엄마로서 그 역시 가장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컸다고 했다. “교육감이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교육 환경이 많이 바뀐다고 들었다. 엄마로서 선거 참여는 당연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난 2010년 영주권을 획득하고 홍익대학교에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는 이나기와 유우키(34ㆍ남) 씨 역시 서울에서 첫 투표를 경험했다. 그는 “무엇보다 서울시민으로 인정받아 투표를 할 수 있다는 게 뿌듯하다”고 했다. 또 “더 살기 좋은 서울, 훌륭한 서울을 만들어가는 데 동참할 수 있다는 게 참 뿌듯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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