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상하좌우 교통정리로 핵심역량 강화
어려울땐 껴안자…허그(hug)경영 돌풍 왜
삼성 · 현대차 등 계열사 사업재편…LG·GS등은 친인척회사 인수

시너지 효과 통한 에너지 재충전…신사업 진출로 신성장동력 확보
그룹 지배구조 정비 포석도



기업들이 최근 관심을 기울이고 이른바 ‘허그(hug) 경영’은 품이 많이 드는 외부기업 대신 내부의 다른 부분과 서로 껴안아(hug) 체온을 높여 역량을 배가하려는 포석이다. ‘허그 경영’의 목표는 시너지(synergy) 효과를 통한 에너지(energy) 재충전인 셈이다.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충도 중요한 이유다. 부수적으로는 미래사업구도에 적합한 지배구조를 만드는 효과도 있다.

▶삼성ㆍ현대차ㆍ두산 등, 내부 합병 통해 業 역량 강화=최근 가장 활발하게 ’허그 경영’을 펼치고 있는 기업은 삼성그룹이다. 지난해부터 잇달아 삼성SDSㆍ삼성SNS, 삼성SDIㆍ제일모직, 삼성종합화학ㆍ삼성석유화학 간 합병이 이뤄졌다. 건설 부문 계열사들인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도 합병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업(業)의 본질을 강조해 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업종 간 합종연횡을 통해 매출과 자산을 키워 시너지 효과를 내보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오는 7월 통합 법인으로 출범하는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2차전지와 소재 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연 매출 10조원 규모의 종합 부품ㆍ소재 기업으로 퀀텀 점프를 노리고 있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도 그룹 업종 중 다소 약했던 석유화학 부문의 강화가 목표다.

현대자동차그룹도 ‘규모와 보완’을 위한 합병을 진행했다. 글로벌 수준의 엔지니어링(설계), 시공ㆍ관리 역량의 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 지난 4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를 합쳤다. 현대차는 올해 수주 9조6000억원, 매출 6조6000억원을 달성, ‘10대 건설사’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그룹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주사가 자회사를 껴안았다. (주)두산과 지난해 7월 합병한 두산산업차량(지게차 생산)과 엔셰이퍼(그룹 내 계열사 대상으로 총무, 복리후생 등 지원 사업)를 내부 사업부서로 편입시켜 두 부문 모두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LGㆍGS 등, 친인척 회사 인수 통해 시너지 노려=‘허그 경영’의 대상은 직계 계열사 뿐 아니라 방계까지 포함한다. LG그룹의 지주회사 (주)LG는 반도체 부품업체 실리콘웍스를 지난 5월 인수했다. 실리콘웍스의 최대 주주인 코멧네트워크는 구본무 LG 회장의 외사촌인 하국선 씨가 대표로 있다. LG는 디스플레이 구동 칩 외에도 자동차용 센서 등 부품에 강점 있는 실리콘웍스로부터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GS그룹이 지주사 (주)GS는 지난해 사돈 지간인 LG 계열 LG상사와 힘을 합쳐 STX에너지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GS에너지를 통해 방계 회사인 전지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코스모신소재 인수를 검토 중이다. 코스모그룹은 허창수 GS 회장의 사촌동생 허경수 회장이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말 전격발표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은 계열이나 가족간 껴안기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공정거래법이나 민법상 인연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이재웅 다음 창업주는 같은 업종에 종사한 데다, 같은 아파트(서울 청담동 진흥아파트)에서 ‘이웃사촌’으로 오랫동안 교분을 나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편 ’허그 경영‘을 후계 승계나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 증여세 절감 등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일부 대기업의 사업 구조조정 과정을 보면 3세 경영인이 지분을 가진 회사나,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는 곳이 적지 않다. 하지만 계열사간 합병이라도 주주들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부수적으로 지배구조를 강화하거나 일감몰아주기 규제기준을 피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해도 가장 큰 목적은 합병을 통한 시너지로 봐야한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재계팀/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