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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低지방 식습관, ‘장바구니’에서부터 시작된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방’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게 부정적인 것들 뿐이다. 패스트푸드를 먹고 있는 모습, 기름이 붙은 삼겹살, 비만인 등. 그래서 지방은 억울하다. 지방은 우리 몸의 체온을 유지하고 장기를 보호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3대 영양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지방을 섭취하고, 얼마나 섭취하는지에 따라 지방이 우리몸에 미치는 영향은 확연히 다르다.

포화지방의 경우 많이 먹으면 몸에 축적돼 비만,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반면 불포화지방은 오히려 혈액 내의 콜레스테롤치를 낮춰 심장질환의 발병위험을 감소시킨다. 곧 올바른 지방섭취는 곧 적당량의 지방을 섭취하고 ‘좋은 지방’을 골라먹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 좋은 지방 섭취, 작은 변화에서부터

‘저지방 식이’의 출발점은 ‘장바구니’다. 최근 저지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방함량을 낮춘 다양한 제품들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조금만 신경쓰면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평소 섭취하는 지방량을 줄일 수 있다. 고기 대신에 생선을, 가공식품 대신 신선식품을, 튀기지 않은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는 것만으로도 몸이 즐거워 진다.

‘저지방’, ‘무지방’ 트렌드가 가장 거센 곳은 우유, 요구르트 등 유제품 부문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현재 이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저지방,무지방우유 제품은 서울우유 저지방우유, 푸르밀고칼슘저지방우유, 파스퇴르 저지방 우유 등 47개에 달한다.

저지방요구르트도 저지방요구르트요하임, 파스퇴르 쾌변 무지방요구르트 등 18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저지방,무지방 유제품의 경우 큰 이슈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찾는 고객의 발걸음은 꾸준하다. 실제 올해 1~4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저지방, 무지방우유는 0.5% 소폭 신장했다.

가정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도 가급적 지방을 줄이고자 하는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포화지방산이 가장 적게 함유된 것으로 알려진 ‘카놀라유’의 인기가 이를 보여준다. 


올해 초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카놀라유가 전통 콩기름을 제치고 가정 내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식용유로 올라선 것으로 조사됐다. 발연점(가열했을 때 연기가 발생하는 온도)이 높아 부침과 튀김 등의 요리에 활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건강에 좋은 올레인산을 비롯한 불포화지방산이 90%이상으로 높다는 점이 카놀라유의 인기에 한몫했다는 평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방섭취를 줄이라고 할 때 흔히 기름에 조리하는 요리는 피하라고 하지만 한국인이 즐겨먹는 많은 요리에 기름이 사용된다”며 “올리브유, 카놀라유 등 건강한 기름들의 수요증가는 건강하게 먹기 위한 노력의 일부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 “아이스라떼 ‘저지방’으로 주세요”

“몸에 나쁜 것을 골라내기 시작하면 먹을 게 없다”. 나쁜 음식, 좋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결국은 인생의 ‘먹는 즐거움’을 포기해야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입에 단 음식은 대개가 몸에 좋지 않다는 통념에서다. 하지만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는 건강에 나쁜 식품을 섭취했을 때 몸에 미치는 영향 못잖다. 어느 쪽이 몸에 더 나쁘냐는 풀리지 않는 고민에 답은 식품업계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프랜차이즈 까페에서 우유가 든 음료를 시킬 때 가끔 ‘저지방’ 혹은 ‘두유’로 달라는 주문을 건너들을 때가 있다. 국내 일부 프랜차이즈 까페들의 경우 이처럼 고객이 커피에 들어가는 우유의 종류를 고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럽 등을 놓아둔 셀프바에 함께 저지방 혹은 스킴밀크(무지방 우유)를 함께 구비해 놓는 등 외국에서는 일반화된 문화다.

다이어트, 지방섭취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커피를 주문할 때 우유의 지방 함량을 까다롭게 고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전체 우유첨가 커피 및 음료를 구입한 이들 10명 중 2명 꼴로 일반 우유가 아닌 저지방(6.6%) 혹은 두유(9%)를 주문했다.

특히 두유의 경우 식물성단백질로 이뤄진 제품은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 함량이 높아, 두유를 사용한 음료를 찾는 이들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에 두유딸기라떼, 두유딸기프라포치노 등 두유를 활용한 단품메뉴들의 개발이 이어지면서 ‘좋은 지방’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더욱 넓어졌다.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여름에 프라포치노를 구매하는 고객 중 두유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다”며 “고소한 맛을 즐기고 칼로리가 상대적으로 우유에 비해서 낮기 때문에 젊은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할 때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최근 과자와 라면 등 ‘다이어트의 적’, ‘비만의 원인’, ‘지방 덩어리’라는 오명에 시달리는 식품군들 사이에서도 지방을 낮추는 ‘저지방 바람’이 불고 있다. 지방을 빼면서도 맛은 살리는 식품회사들의 고민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이다.

농심의 ‘수미칩’은 저온진공공법을 적용, 다른 생감자칩보다 지방이 25% 낮다. 일반 감자에 비해 당분이 11배 높은 수미감자를 사용, 맛도 놓치지 않았다.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은 이 스낵이 ‘웰빙 트렌드’ 속에서도 순항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시중의 생감자칩은 썰어서 튀긴 제품들이 다수”라며 “수미칩의 경우 지방함량을 낮춘 제품으로 현재 타 스낵류에 비해 성장률이 좋다”고 밝혔다. 실제 수미칩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AC닐슨)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52.8%의 성장률을 보인 바 있다.

라면 시장에서도 ‘튀기지 않은 라면’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대표제품으로는 ‘바람건조공법’을 이용해 만든 풀무원의 생라면‘자연은 맛있다’, 지방 함량과 열량이 국내라면 최저수준인 농심의 ‘야채라면’ 등이 있다. 이들 튀기지 않은 라면은 기존 라면보다 지방함량이 많게는 15g이상 낮고, 포화지방 함량 역시 0g이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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