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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개월째 경상수지 흑자랠리…이젠 슬슬 부담스러워진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26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장기 지속되고 있는 경상 흑자가 슬슬 부담스러워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상흑자는 원화절상의 요인으로 작용해 우리 수출 기업의 피해를 가중시킬 수 있고, 경상수지의 성격도 소비 부진 등으로 나타나는 ‘내수침체형 흑자’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71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2012년 2월 24억1000만달러에서 3월 38억1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선뒤 26개월째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월 경상흑자 규모는 전달보다 1억7000만달러(2.2%)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25억7000만달러(56.5%)나 늘었다. 역대 4월 경상수지 규모로는 최대치다.


노충식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승용차, 철강제품 등의 수출 호조로 상품수지 흑자가 늘었다”며 “미국이나 유럽의 경기회복에 영향을 받아 다음달에도 흑자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흑자 가도는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을 입증해준다. 지난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예고로 신흥국들이 흔들릴 때도 외부충격에서 보호해주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대규모 경상흑자는 외채구조를 개선하고 외환보유액도 증가시켜 대외신인도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다만 경상수지는 수출과 수입의 차액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수입이 줄어들 때도 흑자를 낼 수 있다. 최근의 흑자 행진은 국내 투자와 소비가 침체됨에 따라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세계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수출은 기존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의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의 경상수지는 ‘내수침체형 흑자’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경쟁력의 지표인 경상흑자가 환율 변동성을 확대시켜 되레 수출기업에 피해를 주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정훈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연구위원은 “신흥국들의 외부충격이 잦아들면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만 부각되는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1050원선을 하향돌파한 이후부터 경상흑자라는 호재도 환율의 변동성을 높이는 재료로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출이 잘 되서 나타나는 경상흑자가 환율을 떨어뜨려 다시 수출기업에 피해를 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흑자 지속은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여전히 수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준협 실장은 “경상흑자는 내수(內需)와 외수(外需)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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