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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양대 노조 총파업…“드라마 · 예능 PD 손 놓고 파업현장으로…”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운명의 날’은 또 연기됐다. 9시간의 진통에도 KBS 이사회는 길환영 사장의 해임제청안 표결 처리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11명의 이사들이 공방을 벌이는 시간은 길어졌고, 양대 노조는 결국 총파업에 돌입했다.

KBS노동조합(1노조)과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이날 이사회가 막바지로 향해갈 때 파업지침을 발표하며 ‘공동파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양대 노조의 공동파업을 바라보는 사측의 시각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두 노조는 이에 “2014년 공영방송 사수와 방송독립 쟁취를 위한 파업은 KBS 내 모든 노동조합과 직능 협회, 부장급 이상 간부들까지 모두 뜻을 모아 KBS를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리기 위한 역사적인 공동 투쟁”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파업은 주체, 목적, 절차에 있어 합법성을 모두 충족시킨 명백한 합법 파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제공=언론노조 KBS본부]

권오훈 새노조 위원장은 이사회에 앞서 지난 28일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번 파업에 대해 “길환영 사장의 퇴임을 둘러싼 전사적 형태의 투쟁”이라고 설명하며 “방송 파행 사태를 조속히 종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방송 제작에 참여하는 기자와 PD 직군 조합원이 가입된 새노조는 앞서 진행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93% 이상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권 위원장은 때문에 “이번 파업은 조합원의 절대다수가 손을 놓고 파업에 참여하게 되는 전면파업의 형태가 된다”며 “다만 위클리 프로그램이나 사전제작 형태의 프로그램은 방송 파행이 일어나는데까지 시간이 걸리며, 사측에선 대체 인력 투입 증 비상수단을 쓰기에 시청자들 입장에서 파업의 결과를 방송에서 직접적으로 보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드라마, 예능 등 실제 제작자들은 바로 손을 놓고 파업 현장으로 함께 하게 된다”고 설명해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코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 방송은 물론 브라질 월드컵도 문제다. 권 위원장은 “지방선거, 월드컵은 국가적인 행사이자 방송사로서도 중요한 모멘텀이라 생각한다”며 “시청자들의 알 권리, 즐길 권리를 제대로 누리길 바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파업에 돌입하면 방송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여파가 나타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길환영 사장이 져야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양대 노조는 29일 오전 5시 파업에 돌입한 상태로,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KBS 신관 개념광장에서 파업출정식을 열고, 오후3시엔 공동파업출정식을 통해 향후 일정을 발표할 계획이다. 1노조에는 기술·경영 직군 중심으로 2500여명, 새노조에는 기자·PD직군 중심으로 1200여명이 소속돼 있다. 

앞서 28일 오후 4시부터 시작된 KBS 이사회는 무려 9시간 동안 길환영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길영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들은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길 사장 해임제청안을 두고 격론을 벌였으나, 여야 이사들의 입장차에 표결처리 여부에 대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에서는 야당 측 이사들이 제출한 해임 제청안에 대해 여당 추천 이사들이 문구 수정을 요구하는 등 격론이 벌어졌으며, 길 사장의 소명 내용과 해임제청안 제안 사유의 객관성 등을 놓고 논란이 빚어졌다.

KBS 이사회는 여당 추천 이사 7명과 야당 추천 이사 4명 등 11명으로 구성, 과반인 6명이 찬성하면 해임제청안이 의결된다. 이사회는 지난 26일 임시이사회에서 10명의 이사가 출석해 전원 찬성으로 해임제청안을 상정했다. 야당 추천 이사 4명이 제출한 길 사장의 해임 제청 사유는 보도통제 논란에 따른 공사 공신력 훼손, 공사 사장으로서의 직무 수행능력 상실, 부실한 재난보도 공공서비스 축소에 해단 책임, 공사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 등이다. 길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처리할 이후 정기이사회는 6.4 지방선거 다음날인 6월 5일이다.

shee@heraldc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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