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한국은행은 세월호 참사에도 4~5월 중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개선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소비 경기는 나빠졌지만 제조업의 생산과 수출은 호조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는 일부 유통업체의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한은은 28일 발표한 ‘2분기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4월 하반기 소비지표가 악화됐으나 5월 들어서는 추가로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골든북은 한은 16개 지역본부가 지역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전국의 경기 흐름을 파악ㆍ분석하는 보고서다.

한은은 수도권, 동남권(부산ㆍ울산ㆍ경남), 충청권, 제주권 경기가 좋아졌지만 호남권과 대경권(대구ㆍ경북) 경기는 전분기부터 보합세를 유지했고, 강원권은 회복세가 주춤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은이 수집한 세월호 참사 직후의 지역경기 침체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백화점ㆍ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은 감소했고 음식ㆍ숙박ㆍ관광ㆍ여가관련 서비스업도 두루 부진했다.

강원권에서는 4∼5월 개최 예정이던 축제와 행사 111개 가운데 21개만 정상적으로 열렸다. 특산물 판매에 크게 기여하는 각 지역 축제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전통시장의 업황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방문객 수는 세월호 참사 이전에는 20%대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사고 이후 증가율이 5∼6%대로 둔화했다. 내국인 단체관광이 줄었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계속해서 들어와 그나마 지역 경기가 개선세를 유지했다.

소비는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둔화했다.

하지만 한은은 이달 들어 일부 지역의 관광객이 늘고 유통업체 매출이 소폭 회복되는 등 여가 관련 서비스업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감소했다는 기업의 비중은 지난달 하반기 34%였지만 이달 상반기 27%로 축소됐다.

김상기 한은 지역통할실장은 “최근의 소비지표 개선세가 5월 초 연휴 효과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라는 견해도 있다”며 “민간소비가 기조적으로 회복되는 추세인지 판단하려면 추가로 모니터링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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